우리나라의 국가건강검진 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잘 갖춰져 있지만, 포함된 항목이 제한적이라 어떤 검사를 추가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외래 진료에서도 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문의가 자주 들어온다. 김형욱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건강검진은 기본적으로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예방적 검사이므로, 증상이 있을 땐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검진 항목 중 혈액검사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포함 항목이 다르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는 남성은 24세 이상, 여성은 40세 이상부터 4년마다 시행된다. 이상지질혈증으로 약을 복용 중이거나 고지혈증 병력이 있다면, 본인이 해당 검사 대상 연도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 검진, 초음파 추가 고려 필요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은 암 중 하나다. 국가는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하고 있다. 유방촬영은 미세석회화나 비대칭 병변을 찾는 데 유용하지만, 결절이나 낭종 같은 구조물은 초음파에서 더 잘 보인다.
또한 젊은 여성일수록 유방조직이 치밀한 경우가 많아, 유방촬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유방초음파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유방 멍울, 통증, 유두 분비물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진료 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기본, 난소는 추가 상담 필요
자궁경부암 검사는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세포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부인과 초음파, 종양표지자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난소암은 발생률은 낮지만 발견이 늦어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 팽만감, 하복부 통증, 비정상 질 출혈 등의 증상이 있거나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 상담 후 초음파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갑상선·간암, 조건에 따라 달라져
대장암 검진은 50세 이상부터 분변 잠혈검사를 1년마다 시행하며, 양성 반응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이 추가된다. 하지만 가족력, 식습관, 비만, 흡연·음주 여부 등 개인 위험 요인에 따라 더 이른 시기의 내시경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갑상선 초음파는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 목소리 변화가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김형욱 과장은 "가족력이나 과거 방사선 노출 병력이 있다면 의사 상담 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간암 검진은 40세 이상 중 B형·C형 간염 보유자, 간경변증 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간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이 외에도 폐암 고위험군에게는 2년마다 저선량 흉부CT를 시행하고 있다.

췌장암 검진을 위해 CT나 MRI 검사를 고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CT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고 MRI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무증상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가족력이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 한해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김 과장은 "결론적으로 국가검진은 누구나 반드시 받아야 할 기본적인 건강관리 도구다. 하지만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이나 비용 낭비를 줄이기 위해, 증상이 없을 경우 추가 검사는 의사와 충분히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 과거 병력,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한 맞춤형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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