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염전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연령 제한 없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후 6시간 이내에 조치하지 않으면 고환의 혈류가 막혀 조직이 괴사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고환염전이 무서운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고환의 혈류가 차단되면서 영구적인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6시간 이내 수술 시 고환 보존율은 90% 이상이지만, 12시간이 지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24시간이 경과하면 보존 가능성이 10% 이하로 급격히 낮아진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고환염전을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부른다.
환자 스스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안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꼬임이 풀려 증상이 완화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크고 언제든 다시 혈류가 차단될 수 있어 반드시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환염전의 원인은 선천적으로 고환이 음낭 내에서 고정되지 않고 쉽게 회전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 격렬한 운동,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 등이 있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아침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는 외상과 무관하게 일상생활 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응급수술을 통해 꼬여 있는 고환을 풀고, 고환이 다시 꼬이지 않도록 양쪽 고환을 음낭 벽에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괴사가 진행되어 고환 기능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는 불가피하게 고환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고환염전은 단순히 생식 기능 문제를 넘어 향후 남성 호르몬 분비와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평소보다 고환 위치가 달라 보이거나 갑자기 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맹장염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고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 빈도가 높은 만큼 아이가 수치심 때문에 증상을 숨길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고환염전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통증 발생 시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처법이다. 또한 평소 고환에 반복적으로 통증이 생기거나 위치 이상이 관찰된다면 사전에 비뇨의학과 진료를 통해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환염전은 하루만 늦어도 고환을 잃을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남성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도 증상을 정확히 알고 빠른 대응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강순호 서울바른비뇨의학과 은평점 원장(비뇨의학과 전문의))
김국주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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