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신경조직인 망막의 경우 미세혈관이 매우 복잡하고 조밀하게 분포해 있어 기저질환의 영향을 민감하게 반영한다. 이런 이유로 평소 기저질환자들은 일반인보다 더욱 세심하게 눈 건강에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하다.

망막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내과적 기저질환으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이 있다. 다만 망막질환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 없이는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평소 기저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안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당뇨의 3대 합병증으로 불리는 ‘당뇨망막병증’은 혈당으로 인해 눈 속 혈관이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안과 질환으로, 당뇨병 경력이 30년 또는 그 이상인 환자의 약 90%에게서 발생할 만큼 흔하다. 이러한 당뇨망막병증이 있으면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물이 차서 붓는 당뇨 황반부종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
고혈압 병력이 길거나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엔 혈관 벽이 손상되면서 망막 내 출혈이나 시신경 부종을 일으키는 고혈압망막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또한 혈액 속에 지질이 많은 고지혈증 환자들은 망막 혈관이 막히는 망막혈관 폐쇄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심혈관질환도 혈류 순환에 영향을 주어 망막 혈류 저하, 허혈성 손상 같은 망막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및 염증성 질환도 망막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루푸스는 망막혈관염, 망막출혈, 시신경 병증 위험이 높다. 전신 혈관염을 일으키는 베체트병의 경우 반복성 포도막염, 망막 혈관염을 주의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포도막염 유발 가능성이 있는데, 치료 과정에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시 백내장과 녹내장 위험이 동반되기에 시력 손상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액질환 및 기타 전신질환 역시 망막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백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백혈구가 생성되지 못하면 감염에 취약해지고 혈소판이 부족해 혈액의 응고가 지연되는데, 이로 인해 망막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적혈구 헤모글로빈이 낫 모양으로 뭉쳐 혈관을 막는 겸상적혈구병 같은 유전병의 경우엔 망막 전반에 허혈 손상을 일으키는 망막허혈이나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끈적한 피를 가진 고점도혈증 환자들의 경우엔 혈류 장애로 인해 망막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감염성 질환도 망막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HIV 감염인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시력을 위협하는 거대세포 바이러스가 망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결핵이나 매독에 의해 망막에 광범위하게 망막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신경 및 대사질환 중에서는 다발성경화증이 시신경염을, 갑상선 질환이 시신경과 망막 혈류에 영향을 주어 망막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과 같은 종양 질환 역시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후 망막독성이나 혈관손상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여러 원인으로 인해 망막 손상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망막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라면 증상이 없어도 꾸준한 관리와 함께 정기적으로 안저검사, OCT, 형광안저혈관조영 등 정밀한 안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때 눈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조기에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망막 중점 안과에서 정밀 검진 및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글 :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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