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유전성 난청을 유전자 편집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 플랫폼이 개발됐다.

정진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노병화 이비인후과 박사, 김형범 교수, 라무 고팔라빠 약리학교실 박사 연구팀은 기존보다 전달 효율이 약 23배 높은 유전자 가위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 (IF 12)에 게재됐다.

전 세계 난청 인구는 약 5억 명에 이르며, 선천성 난청의 절반 이상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현재 치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 청각재활에 의존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유전자 편집은 난청 치료의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유전자 가위를 귀에 전달할 때 주로 바이러스가 사용돼 면역반응, 종양 위험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전달 플랫폼으로 eVLP(engineered Virus-Like Particles)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Cas9 단백질과 sgRNA를 결합해, 표적 유전자 부위로 유전자 가위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난청 마우스 모델에 eVLP 주입 1주 및 7주 때 보인 유전자 편집률, eVLP 주입군은 1주 후(붉은색) 평균 7%, 7주 후(파란색) 평균 14%의 편집 효율을 보였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난청 마우스 모델에 eVLP 주입 1주 및 7주 때 보인 유전자 편집률, eVLP 주입군은 1주 후(붉은색) 평균 7%, 7주 후(파란색) 평균 14%의 편집 효율을 보였다.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유전성 난청을 유발한 생쥐 모델에 eVLP를 적용한 결과, 7주 후 약 20dB의 청력 개선이 관찰됐다. 또한 외유모세포의 막전압도 –49mV에서 –59mV로 회복돼 전기생리학적 기능 개선도 확인됐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 eVLP를 사용했을 때 유전자 편집률은 평균 14%, 최대 50%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바이러스 기반(0.6%)보다 23.5배 높은 수치다.

또한 연구팀은 조기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성체 마우스에서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질환 초기 단계에서 개입해야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왼쪽부터) 정진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노병화 이비인후과 박사, 김형범 교수, 라무 고팔라빠 약리학교실 박사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왼쪽부터) 정진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노병화 이비인후과 박사, 김형범 교수, 라무 고팔라빠 약리학교실 박사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정진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바이러스 기반 전달체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청각 기능을 일부 회복한 사례”라며 “유전성 난청의 조기 진단과 중재 필요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인공와우 같은 재활 중심의 치료를 넘어, 보다 정밀한 치료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 기초 연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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