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서울대병원 운영 보라매병원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공동연구팀이 외래 진료 대화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진료 시간이 길다고 해서 환자 중심 소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보라매병원 외래에서 녹음된 510건의 의사-환자 대화를 국제 검증 도구인 RIAS로 분석해 대화를 ‘기능적 대화’(검사·치료 중심)와 ‘정서·관계 지향 대화’(공감·격려 중심)로 나누고, 대화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대화 유형은 의사 중심 질병 설명 위주의 ‘Biomedical’, 환자 주도 질문 중심의 ‘Consumerist’, 의학적 과제와 정서, 생활 맥락을 균형 있게 다루는 ‘Biopsychosocial’이었다. 전체 대화의 48.9%를 차지한 Biopsychosocial 유형은 평균 진료 시간이 4분가량으로 세 유형 중 가장 짧았다.

이 유형은 단순한 처방이나 검사 안내를 넘어, 환자의 생활습관, 스트레스, 가족력, 걱정 등 정서적 요소까지 포함해 환자 상황을 폭넓게 고려하는 대화가 특징이다. 연구팀은 “짧은 시간에도 환자 감정을 함께 반영하는 환자 중심 소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유명순 교수, 오범조 교수, 이민정 박사 (사진 제공=보라매병원)
(왼쪽부터) 유명순 교수, 오범조 교수, 이민정 박사 (사진 제공=보라매병원)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진료시간을 단순히 늘리는 것만으로는 환자-의사 소통 질을 높이기 어렵다”며 “효율적인 진료 시간 활용과 공동 의사결정 등 소통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도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사 대화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로, 환자 만족도 및 의료 정책 개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Health Services Research 2025년 9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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