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가운데, 빗길 낙상 사고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년층은 자연스러운 노화로 뼈와 근육, 관절이 약해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넘어질 경우 부상 위험이 크다. 순발력과 민첩성도 저하돼 낙상 후 골절 등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건물 입구나 로비, 복도 등 물기가 많은 대리석 바닥은 특히 미끄럽다. 도로 경계석, 배수구, 계단 등도 빗길 낙상 위험이 높은 장소다. 우산에 시야가 가려지거나 미끄러운 신발 착용, 높은 굽 신발을 신는 것도 사고를 부추긴다.

낙상 사고가 발생하면 부딪힌 부위의 통증, 부종, 출혈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움직이기 어렵다면 골절 가능성이 크므로 무리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얼음찜질과 휴식이 도움이 된다.
이희성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과장은 “노인들은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해 가벼운 넘어짐에도 손목, 척추, 대퇴부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며 “넘어진 뒤 손목이나 엉덩이, 척추에 심한 통증이나 부종이 있으면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영상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손목 통증을 단순 타박상으로 여기고 파스나 진통제만 사용하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조직 손상과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골절은 특히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을 짚는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 예방과 골절 치료, 일상 속 실천법
골절 치료는 깁스로 뼈를 고정하는 비수술 치료와 금속 고정,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 치료로 구분된다. 환자 상태와 골절 부위에 따라 전문의가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비 오는 날 외출을 자제하고, 미끄러운 장소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노약자는 투명 우산을 사용해 시야 확보에 신경 쓰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높은 굽이나 슬리퍼 착용은 낙상 위험을 높이니 피하는 게 좋다. 또한 걷는 동안 스마트폰을 보거나 대화에 집중해 앞을 잘 보지 않는 행동도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이희성 과장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우고, 노인은 비타민 D와 칼슘이 풍부한 식단을 챙겨 골밀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낙상 후 심한 통증이나 부기가 생기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