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팔꿈치 인공관절 치환술(Total Elbow Arthroplasty, TEA)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외상으로 팔꿈치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된 환자에게 시행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 감염이나 인공관절의 느슨해짐 등으로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이미 수술받은 부위인 만큼 난이도가 높고 기능 회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팔꿈치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 51명(첫수술 32명, 재수술 19명)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첫수술 환자들이 팔꿈치 가동 범위(107.6도 vs 85.8도)와 기능 점수(79.5점 vs 65점)에서 재수술 환자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평가한 통증 점수와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만족도는 첫수술군이 4점, 재수술군은 4.1점으로 재수술군이 소폭 높았고, 통증 점수는 모두 1.6점으로 같았다.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가운데)가 환자가 직접 평가하는 통증 정도를 확인하며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가운데)가 환자가 직접 평가하는 통증 정도를 확인하며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재수술 후 통증이 크게 완화되고, ‘더 이상 수술받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만족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팔꿈치 인공관절 수술 평가에서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 Patient-Reported Outcome Measures)의 중요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다. PROMs는 통증, 만족도, 삶의 질 등 환자가 직접 느끼는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다.

전인호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팔꿈치 인공관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재수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재수술의 임상적 가치뿐 아니라 환자 중심 치료 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로 표현되는 의료진의 평가뿐 아니라 환자의 감정, 기대,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하는 진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어깨·팔꿈치 분야 국제 권위지인 미국견주관절학회지(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피인용지수 2.9)에 최근 게재됐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