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복수는 암 진행 과정에서 복강 내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현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예후도 나쁘게 만든다. 그러나 복수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총 66명의 암 환자를 악성 복수 유무에 따라 분류하고, 각자의 장, 방광, 복수액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해 16S rRNA 유전자 시퀀싱과 유세포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복수액 자체는 대부분 무균에 가까웠지만, 장과 방광의 미생물 군집은 복막 전이 여부에 따라 구성이 달랐다. 특히, 복막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는 염증 유발 세균인 클로스트리디아와 감마프로테오박테리아가 증가한 반면, 전이가 없는 환자에게서는 유익균인 바실라이가 더 많이 발견됐다.
또한 대장암 환자 대상 하위 분석에서는 진행 단계(4기)일수록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높아지고, 방광 미생물 다양성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장과 방광이 독립된 미생물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함을 보여준다.
면역세포 분석에서는 복수액 내 T세포와 NK세포가 현저히 감소해 복수 환경이 강한 면역 억제성을 띠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환경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와 복막 전이를 촉진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ancers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미생물 기반 진단 마커 발굴, 유익균 활용 면역치료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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