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갑자기 더워지는 날씨 탓에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여름철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온몸이 털로 덮여 있어 체온이 사람보다 1~2도 높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고온다습한 여름에 특히 취약하다.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보호자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실내에 에어컨을 켜 둔 채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무더운 날씨에 혼자 실내에 있을 반려동물이 걱정돼 외출 시에도 냉방을 유지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실내 온도가 너무 낮거나 실내외 온도 차가 클 경우, 반려동물도 냉방병이나 감기에 걸릴 수 있다. 냉방병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흔히 발생하며, 재채기, 콧물, 구토, 발바닥이 차가워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어린 반려동물, 고령의 반려동물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실내 온도는 25℃~26℃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좋다.

종종 선풍기를 사용하는 것이 괜찮은지 물어보는 보호자도 있다. 반려동물의 더위를 식히기에 선풍기 바람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시원함을 느끼지는 못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대리석이나 쿨매트 등을 깔아 주고 에어컨을 적정 온도로 켜두는 것이다.

황호준 프라임동물의료센터 원장
황호준 프라임동물의료센터 원장
장마철이 시작되면 반려동물 피부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높은 습도는 곰팡이나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농피증, 피부사상균증(dermatophytosis), 지루성 피부염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털이 많고 피부가 접힌 부위는 특히 습기가 차기 쉬워 염증 발생 위험이 더 높다.

귀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한다. 귀가 덮여 있거나 귓털이 많은 반려동물은 귀 안에 습기가 차기 쉬워 외이염 같은 귀 질환에 취약해진다. 귀를 자주 긁거나, 분비물과 악취가 동반된다면 귓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질환들을 예방하려면 환경과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고, 목욕 후에는 털을 완전히 말려야 한다. 털이 너무 많을 경우엔 자주 빗질을 해 엉킴을 방지하고, 피부에 자극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귀 역시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 시 귀털 제거 및 전용 세정제로 청결을 유지해 줘야 한다. 이때 무분별하게 귀털을 뽑는 행위는 오히려 외이도를 자극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뽑기보다는 적당히 다듬거나 트리밍을 통해 정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식중독 예방도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 사료나 간식이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열에 노출된 사료는 변질되기 쉬워 장염이나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소포장 된 사료를 구매해 빠르게 급여하고, 완전히 밀봉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분 항럄이 높은 습식 사료나 캔사료, 파우치 제품은 건사료에 비해 부패 속도가 빠르게 때문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봉 후 반드시 밀폐 용기에 옮겨 냉장 보관하고, 1~2일 이내 급여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 역시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주 갈아주는 것이 필수다.

강아지의 경우, 여름철 산책도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는 주로 실내에서만 생활하지만 강아지는 외부 활동이 필요하므로 너무 더운 날씨에 외출했다가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열사병은 체온이 높아지면서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강아지는 땀샘이 거의 없고 온몸이 털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열 방출이 사람에 비해 쉽지 않다. 보통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밀어 헥헥거리며 열을 식히는데, 산책 중 이런 모습이 반려견에게 보인다면 즉시 수분을 공급해 주고 체온을 낮춰야 한다. 또한 뜨겁게 달궈진 지면을 맨발로 밟다 보면 발바닥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위험들을 고려해 여름철 산책 시 강아지 신발을 신기거나, 되도록 한낮은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저녁에 짧게 여러 번 나눠 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더운 여름은 사람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버거운 계절이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여름철 건강 관리 방법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글 : 황호준 프라임동물의료센터 원장)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