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미래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신경계 이상으로 손발이 시린 경우는 대부분 만성적인 허리 통증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평소 허리 통증을 자주 느끼면서 손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은 여름철에도 손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증상으로, 특히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사춘기, 갱년기,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손발 끝까지 혈류가 도달하지 않아 냉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냉증이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를 넘어 신경계 이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될 경우에도 손과 발이 저리거나 시릴 수 있는데, 이때는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증상이 계속된다.
실제로 수족냉증 환자를 적외선 체열검사(DITI)로 분석하면, 냉증이 있는 부위의 체온이 주변보다 1.5~2도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단순히 ‘찬 느낌’이 아니라, 혈류 및 신경 전달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는 신호인 셈이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나 발이 저리고 시린 증상이 있다면 ‘척추관협착증’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다리와 발로 가는 신경을 눌러 다양한 감각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이 질환은 주로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퇴행성 변화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고,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진다. 그 결과 손발 저림은 물론 만성적인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걷기 어려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혼동되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과의 차이도 있다. 추간판탈출증은 특정 부위에 날카로운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양쪽 다리에 서서히 저림이 오고, 오래 걸을수록 터질 듯한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줄어든다.
◇절개 최소화한 내시경 감압술로 개선 기대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견인요법 등을 시도할 수 있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요추부 초고해상도 내시경 신경감압술’이라는 최소침습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7mm 정도의 최소 절개 후, 내시경과 특수 장비를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근육이나 뼈를 거의 손상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과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 치료법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며, 척추관을 넓혀 신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 근본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척추 질환은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다.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바른 자세,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만성 요통이 있거나 손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민간요법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의료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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