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눈 표면은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이뤄진 눈물막이 균형을 이루며 보호하고 있는데, 이 중 어느 한 층이라도 불안정해지면 눈물이 쉽게 증발하고 눈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실제로 환자들 상당수는 눈꺼풀의 기름샘인 ‘마이봄샘’ 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가 많다.
마이봄샘은 눈꺼풀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기름샘으로, 눈물의 지방층을 형성해 눈물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도록 보호한다. 하지만 노화, 생활 습관, 눈꺼풀 염증 등으로 마이봄샘이 막히거나 기름 성분이 굳어버리면 지방층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한다. 이 경우 눈은 쉽게 건조해지고, 뻑뻑함·작열감·이물감·눈부심 같은 다양한 불편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리피플로우(Lipiflow)’와 ‘IPL(Intense Pulse Light)’ 치료가 있다. 리피플로우는 눈꺼풀 안쪽에 적절한 열을 가해 굳어 있는 기름을 녹이고, 동시에 부드러운 압력으로 막힌 마이봄샘을 열어주는 장비 치료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과정에서 일상생활의 불편이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IPL 치료는 눈 주변 피부에 빛 에너지를 조사해 불필요한 모세혈관을 줄이고 염증을 조절하면서, 딱딱하게 굳은 마이봄샘의 기능 회복을 돕는다. 두 치료 모두 눈물막의 구조를 개선하고 염증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건조한 환경을 피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눈물이 퍼지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콘택트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눈꺼풀 위생을 유지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부족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특히 마이봄샘 기능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인공눈물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눈꺼풀 치료 등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눈의 불편함을 줄이고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글 : 고석진 밝은신안과 원장)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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