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른바 ‘거북목’, ‘일자목’ 같은 단순 명칭에 환자들이 갇혀 있다는 점이다. “저는 디스크는 있는데 협착증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일자목은 있는데 목디스크는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등 이런 잘못된 표현들이 병을 만들고 악화시킨다.
일자목이 무슨 뜻인지 추간판 탈출증이 왜 오는지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다. 이유는 의사들이 몰라서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 즉 목에는 일자목 거북목 목디스크, 허리는 허리디스크 척추협착 척추전방전위 척추측만증 모두 단 하나의 기전 ‘굴곡-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 때문에 온다.

모든 척추 분절은 신전-펴져야 한다. 목이든 허리든 숙이는 순간 척추의 신전된 본래의 곡선이 무너진다. 곡선이 구부러지면 옆으로 휘어지면서 측만이 되고, 동시에 디스크가 튀어나오고 척추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생긴다. 척추분리증이 있는 사람은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된다. 결국 각종 병명이 다르지만 이름만 달리 붙었을 뿐, 하나의 원인 굴곡 숙이는 자세에 의해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척추 질환은 직립 보행의 대가다. 네 발로 걷던 동물은 늘 목을 들어 주변을 살피고, 먹이나 적들을 감시하기 위해 항상 머리를 들고 다녔으며, 엎드린 자세로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허리도 펴졌다, 내장 무게로 허리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처지면서 곡선을 유지한다. 반면 사람은 직립 보행을 하면서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눈부신 과학과 문명의 발전을 이뤄냈지만, 자꾸 앞으로 숙여서 일이나 공부 연구 등을 하다보니 척추에 무리가 가게 되는 굴곡의 자세가 아이러니하게도 생기게 된 것이다. 직립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 척추는 큰 수직하중이 주어지며 그렇기에 의식적으로 허리와 목을 펴는 습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상당수 척추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절대적인 정답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이는 거의 없다. 나는 신전의 개념을 온몸으로 확장한다. 가장 먼저 땅에 디디고 서있는 무릎이 곧게 펴져야 한다. 여러분도 실제로 해보면 무릎은 앞으로 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하체 신전의 방향은 앞쪽이다. 그러나 고관절 위쪽 즉 상체는 모두 뒤로 펴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완벽한 몸의 발란스이다.
마치 체조 선수의 피니쉬 동작처럼 우리 몸은 펴질 때 보기마저 아름답다. 반드시 해야 할 운동은 하체는 앞으로 펴지고 허리를 젖히는 ‘신전 운동’, 앉을 때 허리를 뒤로 젖히는 ‘오리궁둥이 자세’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통증이 있다고 운동을 멈추고, 심지어 뒤로 젖히지 말라는 잘못된 지도를 받는다. 오히려 통증이 있어도 곡선을 되찾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척추 건강은 거창한 치료법이 아니라 일상 속 단순한 습관에서 시작된다. 고개를 숙이지 않고, 허리를 곧게 펴는 것.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가장 강력한 예방이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