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여드름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흔적은 단순히 피부의 문제를 넘어 자존감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청소년기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여드름이 반복되기 쉬운데, 문제는 여드름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남는 패인 흉터다. 색소침착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옅어질 수 있지만, 피부 조직이 실제로 손상돼 움푹 꺼진 자국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게다가 흉터의 형태도 일정하지 않고, 각각의 모양과 깊이에 따라 사람의 인상마저 달라진다.

여드름 흉터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바닥이 평평하게 내려앉은 ‘박스카 형’, 경계가 부드럽게 퍼져 보이는 ‘롤링형’, 그리고 바늘로 콕 찌른 듯 깊고 좁은 ‘아이스픽형’이다. 박스카 형은 마치 작은 네모 틀을 찍은 듯 선명한 자국을 남기고, 롤링형은 피부가 물결치듯 울퉁불퉁해 보인다. 아이스픽형은 유독 깊게 파여 있어 그림자처럼 남기 쉽다. 이런 흉터들은 주로 피지 분비가 많은 볼, 관자놀이, 턱 주변에 잘 생기며, 여드름이 반복될수록 피부의 재생력이 떨어지면서 점점 더 심해진다.

이승섭 로담한의원 원장
이승섭 로담한의원 원장
피부과에서는 주로 프락셀, CO₂ 레이저, 스타룩스 등의 프락셔널 레이저 장비로 여드름 패인 흉터를 치료한다. 이 방식은 피부에 미세한 열 손상을 줘 재생을 유도하고, 표면을 고르게 다듬는 원리다. 흉터가 얕거나 넓게 퍼진 경우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진피층 깊숙이 자리한 아이스픽형 흉터처럼 구조적인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표면을 아무리 깎아내도 피부 속의 섬유 밴드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꺼진 부위가 다시 내려앉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피부 본연의 재생력을 되살리는 방식의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새살침’은 그중 대표적인 방법이다. 새살침은 미세한 침을 진피층 깊이까지 삽입해 손상된 조직을 자극하고, 혈류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피부가 스스로 새살을 채워 넣을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피부 겉을 다듬는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부터 구조를 재정비하는 접근법이다. 침이 들어가는 방향과 깊이는 흉터의 형태에 따라 조절된다. 박스카 형처럼 평평하게 패인 흉터에는 넓은 면을 자극하고, 아이스픽형처럼 좁고 깊은 자국에는 섬유 조직을 직접 끊어내며 재생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주변 정상 피부를 불필요하게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레이저가 전체적인 열 자극을 주는 반면, 새살침은 필요한 부위만 선택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다양한 형태의 흉터를 세밀하게 다룰 수 있다. 또한 시술 과정에서 진피층 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꺼졌던 부위가 차오르고, 피부 결이 자연스럽게 정돈된다. 단순히 흉터의 높이를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피부 자체가 건강하게 재생되도록 돕는 것이다.

결국 여드름 흉터 치료의 핵심은 피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되살리는 것이다. 여드름 패인 흉터는 외형적인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부 구조가 손상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치료 또한 표면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살침처럼 피부의 재생 환경을 조성하고, 손상된 조직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흉터의 모양과 깊이, 피부 두께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를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피부는 일정한 시간이 주어지면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을 가진다. 다만 그 힘이 약해졌을 때는 적절한 자극과 환경이 필요하다. 여드름 흉터 치료는 단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피부의 회복력을 되살리는 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새살침은 바로 그 회복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꾸준한 치료와 세심한 관리가 이어진다면 움푹 꺼진 흉터뿐 아니라 피부 전체의 질감과 탄력까지도 점차 되살릴 수 있다.

(글 : 이승섭 로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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