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누워서 팔을 머리 위로 올리는 이른바 ‘만세 자세’가 편하게 느껴진다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척추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어깨가 들리고 목 주변 근육이 긴장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게 맞지만, 흉추후만증이 있으면 등이 일시적으로 펴지면서 오히려 시원함을 경험하게 된다. 흉추후만증은 척추 중간 부위가 정상 각도보다 과도하게 굽은 상태를 말하며, 45도 이상 뒤로 굽어지면 변형으로 진단한다.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학박사)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학박사)

문제는 단순히 외형적으로 등이 굽어 보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증이 동반되거나 변형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의 불편은 물론 신경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이나 컴퓨터·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며, 발생 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하거나 자세가 구부정해 보이는 정도로 지나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척추 균형이 무너지고 근육 긴장이나 저림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수면 자세 역시 흉추후만증과 밀접하다. 만세 자세로 오래 누워 있으면 목부터 허리까지 불필요한 부담이 가해지고, 척추 주변 근육이 긴장하면서 신경 압박으로 저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올바른 수면 자세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낮은 베개를 사용해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바로 눕고, 팔은 45도 정도로 편하게 벌려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하는 게 좋다. 허리가 뜨면 무릎 아래에 수건을 받쳐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쿠션을 넣어 척추 만곡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증이나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워서 팔을 위로 올렸을 때 등이 펴지며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면 흉추후만증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단순히 편하다는 이유로 만세 자세를 장기간 유지하면 오히려 척추에 부담이 되고 근육과 신경을 압박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글: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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