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밥,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
그렇지만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오히려 요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흰쌀밥을 대신할 수 있는 건강한 대체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 주목받는 곡물과 채소들은 혈당 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면서도 건강한 식단 유지에 도움을 준다.

◇ 퀴노아
퀴노아는 혈당지수(GI)가 53으로 낮아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 퀴노아는 100g당 단백질 4.1g, 식이섬유 2.8g이 들어있으며 8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갖춘 완전 단백질 식품이다. 마그네슘·철분 같은 미네랄도 풍부하다. 또한 글루텐이 없어 알레르기 부담이 적다.
◇ 카무트
고대 곡물로 알려진 카무트는 GI 지수가 40으로 매우 낮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일반 밀보다 높아 포만감을 주고 혈당을 안정시킨다. 실제 연구에서도 카무트를 꾸준히 섭취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 귀리
귀리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자연 인슐린’으로 불리며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가공을 거친 오트밀의 경우 가공도가 높은 퀵 오트밀보다는 스틸컷 오트밀이 혈당 관리에 더 유리하다.
◇ 고구마와 감자
고구마와 감자는 저항성 전분이 풍부해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특히 삶은 후 식혀 먹으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증가해 다이어트에 더 도움이 된다. 반면 고구마는 구워먹으면 혈당 지수가 높아지므로 조리법에 주의해야 한다.
◇ 콜리플라워 라이스
콜리플라워를 잘게 다져 밥처럼 만든 콜리플라워 라이스는 한 컵당 20kcal로, 흰쌀밥 대비 200~300kcal를 절약할 수 있다. 식이섬유와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조리해도 비타민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 건강하게 탄수화물 대체하는 방법
흰쌀밥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면 조리 과정과 보관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건강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핵심은 저항성 전분을 늘려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다.
밥을 지을 때 올리브오일이나 코코넛오일을 쌀 한 컵당 1~2티스푼 넣으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밥을 지은 후 냉장 보관을 6시간 이상 하면 전분이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어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 단, 냉동 보관보다는 냉장이 효과적이다.
또한 전기밥솥 대신 약한 불에서 천천히 끓여낸 냄비밥이 저항성 전분을 더 많이 생성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같은 흰쌀밥이라도 혈당 관리 측면에서 훨씬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탄수화물을 대체할 때는 갑작스럽게 모든 식단을 바꾸기보다 흰쌀밥과 건강한 대체 탄수화물을 섞어 먹는 단계적 전환이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미와 퀴노아를 7:3 비율로 섞거나 흰쌀밥에 콜리플라워 라이스를 일부 섞어 조리하는 방식이다.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도 과식은 금물이며 전체 식단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55~65% 범위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극단적인 제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식습관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건강한 탄수화물 전환은 단순히 체중 감량뿐 아니라 혈당 관리, 심혈관 건강, 장 건강까지 지켜주는 길이 될 수 있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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