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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금감원 전관’ 로펌 싹쓸이… 10년새 5배 폭증했다

참여연대, 2016~2026년 공직자윤리위 로펌 취업 심사 전수 분석
수사권 조정·금융 규제 여파… 2021년 기점으로 영입 급증
금감원 출신은 통과율 98.6%… “윤리위 취업 심사 유명무실”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30 13:45
[Hinews 하이뉴스] 퇴직 공직자가 법무법인(로펌)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청한 취업 심사 통과 건수가 지난 10년간 최대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금융 소비자 보호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대형 로펌들이 경찰과 금융감독원 출신 전관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참여연대는 2016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퇴직 공직자의 로펌(김앤장 법률사무소 포함) 취업 심사 결과 759건을 전수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로펌 취업 심사를 신청해 최종 통과(취업가능·취업승인)한 퇴직 공직자는 총 592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15명에 불과했던 취업 통과자는 2020년 27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1년 79명으로 3배가량 껑충 뛰었다. 이후 2023년에는 9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5년에도 78명을 기록했다. 2010년대 후반(2016~2020년) 연평균 23.6명이던 로펌 재취업자는 2020년대 전반(2021~2025년) 들어 연평균 82.8명으로 3.5배 이상 늘었다.

출신 기관별로는 경찰청 출신이 175명(29.6%)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감독원이 72명(12.2%)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검찰청(29명·4.9%), 법무부(22명·3.7%), 외교부(21명·3.5%), 공정거래위원회·대통령비서실(각 19명·3.2%) 순이었다. (단, 변호사 자격이 있는 퇴직 공직자는 법무법인 취업 시 심사가 면제되므로 검찰청 출신 집계는 검사가 아닌 수사관 등 공직자 중심이다.)
퇴직 공직자가 법무법인(로펌)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청한 취업 심사 통과 건수가 지난 10년간 최대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금융 소비자 보호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대형 로펌들이 경찰과 금융감독원 출신 전관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공
퇴직 공직자가 법무법인(로펌)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청한 취업 심사 통과 건수가 지난 10년간 최대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금융 소비자 보호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대형 로펌들이 경찰과 금융감독원 출신 전관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공

경찰은 수사권 조정, 금감원은 금융 규제 강화 여파

이 같은 ‘전관 영입’ 폭증의 배경에는 2021년 전후로 시행된 법·제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1차 수사 종결권이 강화되면서 로펌들의 경찰 출신 영입 열풍이 불었다. 2020년 4명에 불과했던 경찰 출신 로펌 취업자는 2021년 48명으로 급증했으며,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148명의 경찰 출신이 로펌에 둥지를 틀었다.

금융감독원 출신 영입도 가파르게 늘었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검사·제재가 강화되고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대기업과 금융사의 규제 대응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4명에 그쳤던 금감원 출신 재취업자는 2021년 12명을 기록한 뒤 2026년 8월까지 총 68명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직책별로는 소송 대리인 역할을 하는 변호사보다 실무 자문과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고문’(191명·32%)과 ‘전문위원’(164명·27.5%)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대형 로펌들이 수사·규제 대응 전략을 조언해 줄 전관 전문가 집단을 내부에 대거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같은 전관 영입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막아야 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로펌 취업 심사 전체 통과율은 78%였으나, 기관별로 편차가 컸다. 금융회사 감독과 불공정거래 조사를 담당해 이해충돌 우려가 매우 큰 금융감독원 출신의 경우, 10년간 취업 심사를 신청한 73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72명이 통과해 통과율 98.6%를 기록했다.

국정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비서실 출신 역시 21건 중 2건을 제외한 19건(90.5%)이 심사를 통과했다.

로펌별로는 법무법인 YK가 120명(20.3%)의 퇴직 공직자를 영입해 가장 많았는데, 이 중 63.3%가 경찰 출신이었다. 이어 김앤장 법률사무소(108명·18.2%), 율촌, 세종, 광장 순이었으며, 김앤장과 광장은 금감원 출신 영입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대형 로펌의 퇴직 공직자 영입이 수사 및 규제 대응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로펌이 공직 시절의 인맥과 경험을 활용하는 이해충돌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단순 기계적 심사에서 벗어나 퇴직 기관과 로펌 간 업무 관련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이뉴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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