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롯데그룹이 대규모 경영진 교체를 단행하며 체질 개선과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36개 계열사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고 오늘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이미지 제공=롯데그룹)
이번 인사의 핵심은 전환기 리더십 구축을 위한 고강도 인적 쇄신이다. 그룹은 전체 CEO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명을 교체했으며, 비상경영 체제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한 그룹 전반의 거버넌스 재정비에 중점을 뒀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기존 부회장단은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승진 인사도 이뤄졌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차우철 롯데GRS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슈퍼 대표를 맡는다. 유통, 건설, 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수장도 대거 교체됐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백화점 대표에 내정됐고,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은 롯데웰푸드 대표로, 오일근 부사장은 롯데건설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e커머스 대표는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을 주도해 온 추대식 전무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미래사업과 글로벌 전략을 총괄해온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를 맡으며 역할이 확대된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구조 전환을 주도하게 된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9년간 유지돼 온 사업총괄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 중심의 자율·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각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권한을 강화해 본원적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화학군은 HQ체제를 폐지하고 PSO(Portfolio Strategy Office) 체제로 바꿔 장단기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역할을 수행한다.
직무 기반 HR 철학도 인사에 대거 반영됐다. APEC 정상회담 만찬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롯데호텔 조리R&D실 김송기 실장은 만 65세의 나이에도 상무로 승진했다. 반대로 젊은 전문 인재도 대거 발탁됐다. 신임 임원 수는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직급 연한과 관계없이 직무 전문성을 인정받아 승진한 사례가 많았다. 여성 임원 승진 인사도 강화돼 4명이 승진했고, 전체 신임 임원 중 여성 인재는 10%를 차지했다.
롯데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