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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절뚝거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일 수 있어 [박준서 수의사 반·동·건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3-13 09:17
[Hinews 하이뉴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절뚝거리거나 한쪽 다리를 제대로 딛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발을 삔 것인지, 관절이 아픈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강아지가 갑자기 절뚝거리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관절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 그중 보호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사람에게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대퇴골두는 허벅지뼈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둥근 부분으로 골반의 비구와 맞물려 고관절을 형성한다. 고관절은 반려견, 반려묘가 걷고 뛰고 방향을 바꾸는 모든 움직임에 사용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는 평소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으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대퇴골두로 향하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되는 혈류 공급 장애가 발생하면 뼈 조직이 점차 약해지고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또는 대퇴골두 허혈성 괴사라고 한다.

박준서 홍대 아이엠 동물병원 원장
박준서 홍대 아이엠 동물병원 원장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장 과정에서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뼈 조직이 충분한 영양을 받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뼈가 약해지면서 관절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면 관절의 구조가 점점 변형되면서 통증이 생기고 정상적인 움직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질환은 말티즈, 푸들,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치와와 같은 특정 품종이나 어린 반려견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난다. 반려묘에게도 발생할 수 있지만 강아지에 비해 발생 빈도는 낮은 편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절뚝거림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절뚝거리는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 반려견은 아픈 다리에 체중을 싣지 않으려 하고 운동 후 절뚝거림이 더 심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엉덩이를 만졌을 대 통증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아픈 다리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허벅지 근육이 점점 얇아지는 근육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의심되어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먼저 통증 여부를 확인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진단한다. 질환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지만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초기 단계에서는 통증 관리와 활동 제한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뼈 변형이 진행된 상태라면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적인 관절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은 대퇴골두 절제술이다. 이 수술은 손상된 대퇴골두와 대퇴골 경부를 제거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뼈의 접촉을 없애는 방법이다. 대퇴골두를 제거한다고 하면 반려동물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보호자들도 많다. 하지만 수술 후에는 주변 근육과 결합 조직이 관절을 대신하는 구조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관절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줄어들고 반려동물은 비교적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대퇴골두 제거수술은 수술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수술 부위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에는 가벼운 산책을 시작하면서 관절 주변 근육이 다시 발달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미끄러운 바닥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생활 환경을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하며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통해 회복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건강 문제는 갑자기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평소보다 걷는 모습이 어색하거나 절뚝거린다면 단순한 일시적인 증상으로 넘기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은 보호자에게도 소중한 일상의 일부이다. 반려견과 반려묘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돌봄 속에서 반려동물은 보다 편안하고 건강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글 : 박준서 홍대 아이엠 동물병원 원장)

하이뉴스

송소라 기자

press@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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