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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로 오인하기 쉬운 항문 출혈·통증...증상 지속 시 정밀 검사 필수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6-16 15:00
[Hinews 하이뉴스] 배변을 할 때 선홍색 출혈이 일어나거나 항문 주위에 통증이 생기면 가벼운 치질로 여겨 방치하다가 진단 시기를 놓치는 악성 종양이 존재한다. 통증이나 이물감이 24시간 이상 반복되고 점차 심해진다면 소화관 최하단에 발생하는 항문암을 의심해야 한다. 치질 자체는 이 악성 종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지만, 증상이 매우 유사해 일반 환자가 스스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항문암은 발생 위치와 세포의 종류, 치료 방법 측면에서 대장암이나 직장암과 명확히 구분되는 별개의 질환이다. 질병의 형태는 악성 흑색종이나 선암 유형으로도 나타나지만 대다수 사례는 편평상피세포암으로 확인된다. 국내 전체 암 발생 건수와 비교하면 빈도가 매우 낮은 희귀 암에 속하지만, 자각 증상이 경미해 발견이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통증이나 이물감이 24시간 이상 반복되고 점차 심해진다면 소화관 최하단에 발생하는 항문암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통증이나 이물감이 24시간 이상 반복되고 점차 심해진다면 소화관 최하단에 발생하는 항문암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종양의 주된 발병 요인으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특히 16형 바이러스가 지목된다. 이외에도 신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거나 흡연력이 있는 경우, 자궁경부암이나 질암 등의 병력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항문 주위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치루 역시 장기간 방치할 경우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초기 단계를 지나 종양이 전개되면 항문 가려움, 잔변감, 변이 가늘어지는 배변 습관 변화가 동반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허물이 벗겨져 잘 낫지 않는 궤양이 생기거나 사타구니 서혜부의 림프절이 붓는 현상이 나타난다. 전문의들은 약물치료나 일반적인 항문 질환 치료를 진행해도 출혈과 종괴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진단 절차는 의사가 손가락으로 항문 내부를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로 시작한다. 이후 항문경과 직장경, 대장내시경을 투입해 병변의 위치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조직을 채취해 확진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영상 의학 검사는 암의 진행 단계와 전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방사선에 반응하지 않는 일반 암과 달리, 항문 편평상피세포암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병행하는 항암방사선치료를 표준 기법으로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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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벼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 <사진=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

임벼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항문에서 피가 나거나 아프면 흔히 치질로 생각하고 방치하지만,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괄약근 등 장기 기능을 보존하면서 수술 없이 치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질환을 예방하려면 HPV 백신 접종과 안전한 성생활, 금연을 실천해야 하며 만성 치루를 조기에 치료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하이뉴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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