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 관리는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손끝에서 채혈하는 기존 혈당측정 방식만으로는 하루 동안 혈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수면 중 저혈당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정 시점의 측정값만으로 전체적인 혈당 상태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 중 하나가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 아래에 삽입한 미세 센서를 통해 포도당 농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장치다. 현재 혈당 수준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화와 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 식사, 운동, 수면 등 일상생활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 당뇨병 관리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가 대표적인 평가 지표로 활용돼 왔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수준을 반영하지만, 하루 중 혈당이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같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이더라도 어떤 환자는 혈당이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다른 환자는 고혈당과 저혈당을 반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혈당 변동이 심한 환자는 평균 수치만으로 저혈당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이러한 혈당 변화 양상을 확인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저혈당이나 식후 고혈당의 원인을 살펴보는 데 활용된다. 일부 제품은 저혈당이나 고혈당 발생 시 경보를 제공해 환자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할 때 중요하게 살펴보는 지표 중 하나는 목표범위내시간(TIR·Time in Range)이다. 이는 일정 기간 동안 포도당 수치가 목표 범위에 머문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비임신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는 70~180mg/dL 범위에 머무는 시간을 하루의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동시에 70mg/dL 미만의 저혈당 구간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배지훈 명진단영상의학과내과 부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다만 이러한 목표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고령자나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는 저혈당 예방에 더 중점을 둘 수 있으며, 임신 중인 환자는 별도의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 따라서 측정 결과를 단순히 수치로 비교하기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치료 목표에 맞춰 해석해야 한다.
연속혈당측정기의 임상적 효과도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다회 인슐린주사를 사용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환자군에서 기존 자가혈당측정군보다 당화혈색소가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인슐린을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도 혈당 조절 개선과 목표 범위에 머무는 시간의 증가가 보고됐다.
특히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의 활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저혈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반복적인 저혈당을 경험하는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위험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이 낮아지는 양상을 파악하고 일부 제품의 경보 기능을 통해 저혈당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치료 효과는 당뇨병 유형과 인슐린 사용 여부, 기기 사용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성인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권고하고, 제2형 당뇨병 성인에서도 필요한 경우 주기적인 사용을 권고한다. 인슐린 치료 방법과 저혈당 위험 등 개인의 상태에 따라 사용 필요성을 판단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식사와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섭취량이나 식사 구성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운동 역시 종류와 강도, 시간에 따라 혈당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를 일정 기간 관찰하면 자신의 생활습관과 혈당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관리 방법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연속혈당측정기의 수치를 무조건 정확한 혈당값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장치는 혈액이 아닌 세포 사이 체액인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혈당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는 손끝채혈 측정값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저혈당 증상이 있는데 센서 수치가 정상으로 표시되거나 증상과 측정값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손끝채혈로 확인하고, 의료진에게 안내받은 방법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기기를 선택할 때도 측정 성능뿐 아니라 경보 기능과 사용 편의성, 센서 교체 주기, 피부 자극 가능성, 비용 부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측정된 혈당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관리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 의료진을 통한 사용 교육과 정기적인 결과 분석이 필요하다.
결국 연속혈당측정기의 핵심은 단순히 혈당을 자주 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하루 동안 반복되는 혈당 변화와 저혈당 위험을 파악하고, 이를 식사와 운동, 약물치료 등 실제 관리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화혈색소와 함께 연속혈당측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개인별 치료 목표를 설정한다면 보다 체계적인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