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탈장, 맹장 수술과 함께 외과에서 많이 하는 수술' 이는 담낭제거수술에 자주 따라붙는 수식어다. 흔하게 시행되다 보니, 환자들은 이 수술을 마치 공장에서 똑같은 제품을 찍어내는 '규격화된 수술'처럼 여기곤 한다. "어느 병원에서 하든 다 비슷한 수술 아니냐"라며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집도의가 수술방에서 마주하는 담낭 질환은 환자마다 양상이 매우 다양하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담낭 수술을 동일한 난이도로 볼 수 없다.
담낭수술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단순히 담석의 크기나 개수만이 아니다.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염증의 정도, 과거 수술력, 그리고 담도 침범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담낭과 담도는 인체 장기 가운데 해부학적 변이가 비교적 많은 부위에 속한다. 담낭관과 담도, 혈관의 위치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이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하면 담도 손상이나 담즙 누출, 출혈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반복적인 염증 역시 수술 난이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급성 담낭염은 담낭이 괴사하거나 내부에 고름이 차 있는 상태까지 진행되기도 하며, 담낭이 간이나 십이지장, 대장 등 주변 장기와 광범위하게 유착돼 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만성 담낭염 또한 반복된 염증으로 담낭벽이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과 강하게 유착되면서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수술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종제 민병원 원장
실제로 급성 담낭염으로 응급 수술이 필요했던 고령 환자 중에는 담낭이 심한 염증으로 괴사하고 내부에 고름이 차 있었으며, 주변 조직과 광범위하게 유착된 사례가 있었다. 이런 경우 유착된 조직을 확인하며 담낭관과 총담관의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만성 담낭염 환자 중에서도 담낭이 대장과 단단하게 유착돼, 무리한 박리 대신 담낭 일부를 남기는 절제술이 필요했던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담낭질환은 항상 담낭에서만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리찌증후군(Mirizzi syndrome)이다. 이는 담낭에 생긴 결석이 담낭관이나 담낭 목 부위에 오랫동안 걸려 있으면서 인접한 총담관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담도 폐쇄와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하면 단순한 담낭염을 넘어 황달이나 담관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담낭과 담도 사이에 누공이 형성될 정도로 병변이 확대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처럼 담낭의 병변이 담도로 이어지는 순간 수술의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담도결석이 동반되거나 담석성 췌장염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담낭절제술만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을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담도 평가와 결석 제거 등 추가적인 처치가 함께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담석 제거 수술은 단순히 담낭을 절제하는 술기에 국한하기보다, 예상치 못한 담도 질환까지 함께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진료 체계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담석 제거 수술을 앞둔 환자라면 절개 개수나 회복 기간만을 기준으로 병원을 선택하기보다, 예상보다 복잡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수술을 이어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담도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에도 연속적인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는 병원 선택 시 함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담낭수술은 대부분 안전하게 시행되는 표준 수술이다. 다만 모든 환자의 담낭이 동일한 상태는 아니다. 해부학적 변이와 반복된 염증, 담도 침범 여부에 따라 수술의 난이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적절한 수술 전략을 세우는 과정이 안전한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