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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혈관 확장...여름철 하지정맥류 환자 늘어나는 이유 [임재웅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8-21 09:00
[Hinews 하이뉴스] 체온을 훌쩍 넘어서는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철이 되면 유독 다리가 붓고 묵직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증한다. 많은 사람이 날씨가 더워 쉽게 지치거나 야외 활동이 늘어나 발생하는 단순 피로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다리의 묵직함과 저림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위로 인해 다리 정맥 혈관에 이상이 생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는 환자 수는 기온이 올라가는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8월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경향을 보인다. 겨울철과 비교했을 때 여름철 환자 수가 수십 퍼센트 이상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다리 혈관 건강에 직격탄을 날리는 셈이다.

임재웅 88흉부외과의원 원장
임재웅 88흉부외과의원 원장

그렇다면 왜 유독 여름철에 하지정맥류 증상이 악화되고 환자가 늘어나는 것일까. 그 핵심적인 원인은 인체의 체온 조절 작용과 혈관의 열 확장성에 있다.

우리 몸은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밖으로 배출하려는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피부 가까이에 있는 미세 혈관과 정맥들이 일제히 확장된다. 문제는 이미 약해져 있거나 판막 기능이 떨어진 정맥 혈관이 더운 날씨로 인해 추가로 확장되면, 혈관 내부의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고 혈액이 정체되는 현상이 심화된다는 점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내부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손상되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피가 아래로 역류하고 다리에 고이는 질환이다.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정맥이 늘어나면 혈관 벽 사이가 넓어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부실했던 판막이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혈액 역류가 더 심해지고, 다리 정맥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통증, 부종, 저림, 피로감 등의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이다. 여기에 여름철 탈수 현상도 기름을 붓는다. 땀 배출이 많아지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혈액의 끈적임이 높아진다. 끈적해진 혈액은 확장된 정맥 내에 더욱 쉽게 고이게 되고, 이는 혈전(피떡) 형성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하지 통증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저녁 시간이 되면 다리가 퉁퉁 부어 신발이 잘 들어가지 않고, 다리가 무겁고 찌릿찌릿하거나 무지근한 통증이 지속되며, 자는 동안 종아리에 경련(쥐)이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깨기도 한다. 또한 다리 피부에 가려움증, 열감, 혹은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여름철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는 현상은 열감으로 인한 혈관 확장과 땀 배출에 따른 수분·전해질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신호다. 이를 단순히 잠자리가 불편했거나 피곤해서 생긴 일로 넘기지 말고 혈관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처럼 피부를 크게 절개하여 혈관을 들어내는 수술 대신, 통증과 흉터를 대폭 줄인 비수술적·최소침습적 치료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열 치료법은 혈관 내에 얇은 카테터를 삽입한 뒤, 레이저나 고주파의 열에너지를 이용해 문제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막아버리는 방식이다.

혹은 열을 사용하지 않고 의료용 접합제를 투여해 역류 혈관을 폐쇄하는 베나실, 회전 카테터와 경화제를 함께 투여하는 클라리베인 치료법도 있다. 열로 인한 주변 신경 손상 위험 부담이 적고, 수술 후 통증 부담도 크지 않아 당일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정맥류의 계절인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다리 혈관의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첫째,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수분 보충은 땀으로 손실된 수분을 채워주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정맥 내 혈전 생성을 예방한다.

둘째, 찬물 족욕이나 찜질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열 자극은 혈관을 더욱 확장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독이 된다. 외출 후에는 미지근하거나 약간 차가운 물로 다리에 샤워를 해 혈관을 수축시켜 주는 것이 좋다.

셋째,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다리 운동을 자주 해준다. 업무 중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까치발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다리 정맥혈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해준다. 수면 시에는 발밑에 베개를 고여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자는 것도 부종 완화에 효과적이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다리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관심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꾸준한 다리 스트레칭이라는 작은 습관이 무더위 속에서도 다리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글: 임재웅 88흉부외과의원 원장)

하이뉴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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