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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 중이면 입찰 제한 불가?”…사조푸디스트 논란, 판례는 달랐다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8-29 16:18
[Hinews 하이뉴스] 지난해 해군사관학교에 납품한 돼지고기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했다는 혐의로 해군의 고소를 받은 사조푸디스트가 올해에도 군급식 민간위탁 운영사업 입찰에 참여한 사실을 두고 공공조달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관련 법령과 판례를 면밀히 살펴보면 이번 논란을 단순히 ‘문제가 있는 업체가 아무런 제약 없이 군급식 입찰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는 구도로 해석하기에는 법적 절차와 제재 요건 사이에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논란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형사사건이 진행 중인 업체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도는 형사법상 유죄판결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 작동하는 제도가 아니라 공공계약의 공정한 경쟁과 적정한 계약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행정상 제재 제도라는 점에서, 단순히 ‘형사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당업자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법률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설명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가계약법 제27조는 경쟁의 공정한 집행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자 등에 대해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역시 계약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하거나 계약과 관련해 부정한 행위를 하는 등 구체적인 제재 사유를 정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해당 업체의 행위가 법에서 정한 제재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을 반드시 전제로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도 부정당업자 제재는 단순히 형사판결의 결과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절차가 아니라 행정기관이 계약과 관련한 부정행위의 존재와 법령상 제재 요건 충족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으며, 결국 중요한 것은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됐느냐의 여부 하나가 아니라 행정기관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자료만으로 해당 업체가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재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실관계와 증거가 어느 수준까지 확보돼 있는지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법리를 근거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행정기관이 해당 업체를 즉시 입찰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도 곤란하며, 부정당업자 제재 역시 사업자의 공공조달 시장 참여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인 만큼 법령이 정한 요건이 실제로 충족됐다는 점을 행정기관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뒷받침해야 하고, 단순히 형사고소가 제기됐다는 사실이나 수사기관의 조사만으로 곧바로 제재를 단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조푸디스트 사건에서 확인해야 할 쟁점은 ‘형사재판 중인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현재 관계기관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재 사유가 성립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는지, 실제로 행정상 제재 절차가 개시됐는지, 그리고 해당 사건에서 부정당업자 제재 권한을 행사할 주체가 누구인지 등에 있으며,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입찰 제한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것은 제도의 실제 작동방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형사재판 중이면 입찰 제한 불가?”…사조푸디스트 논란, 판례는 달랐다

가처분 인용은 적법성 확정과 다른 문제

사조푸디스트를 둘러싼 논란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해군이 계약 해지를 추진했지만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계약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인데, 이 역시 가처분이라는 법적 절차의 성격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처분이나 집행정지는 본안사건에서 최종적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권리관계나 행정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정지시키는 절차이기 때문에, 가처분이 인용됐다는 사실만으로 사조푸디스트가 원산지 허위표시와 관련해 아무런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처럼, 반대로 해군이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위법행위가 법적으로 확정됐다고 해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즉 가처분의 존재는 ‘현재 계약관계를 유지하라는 잠정적인 사법적 판단이 있었다’는 의미일 뿐이며, 그 결정이 원산지 허위표시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나 형사책임을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절차를 근거로 회사의 입찰자격 자체를 판단하는 것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형사판결과 행정상 제재가 항상 같은 시점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공공조달 분야에서 실제 제재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형사판결과 부정당업자 제재 사이에 모든 사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률적인 선후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사건에서는 형사판결이 확정된 이후 그 결과가 행정기관의 제재 판단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지만, 다른 사건에서는 계약서와 납품기록, 사업자 제출자료, 감독기관의 조사결과 등 행정상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별도의 사실판단을 거쳐 부정당업자 제재가 이뤄진 사례도 확인되고 있어, ‘형사재판이 끝나야만 부정당업자 검토가 가능하다’는 표현보다는 ‘제재 사유의 존재와 입증 수준에 따라 행정상 제재 여부가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관련 제도의 구조에 보다 부합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부정당업자 제재와 관련해 행정기관이 단순히 계약 결과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부정행위를 인정해서는 안 되고, 해당 업체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바 있어, 행정기관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과 행정기관이 아무런 증거 없이 수사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업체를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공공조달 행정에서 요구되는 것은 형사재판이 끝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방식도 아니고, 반대로 형사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정기관이 곧바로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방식도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급식 제도 개선을 군급식과 동일하게 볼 수 있나

최근 학교급식 분야에서 원산지 표시나 위생 관련 위반업체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화된 것도 이번 논란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지만, 해당 제도의 적용 범위와 구체적인 요건을 보면 이를 그대로 군급식 시장에 대입하는 것 역시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 과정에서 일정한 위반행위를 한 업체에 대한 입찰참가 제한과 수의계약 배제 근거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원산지 거짓표시 행위에 대해 단순히 적발만 되면 즉시 최대 6개월의 입찰 제한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고, 특히 원산지 표시와 관련한 제재는 관련 법률에 따른 형 확정 등 구체적인 요건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적발 즉시 6개월 제한’이라는 식의 표현은 실제 법령의 구조보다 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더욱이 학교급식법은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 구매계약을 전제로 한 제도인 만큼, 군부대의 급식 운영과 식재료 조달에 적용되는 국가계약법 및 국방전자조달 체계와는 별도의 법률적 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학교급식에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군급식 시장에 동일한 수준의 입찰 제한 장치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살펴봐야 할 부분은 학교급식과 군급식의 제도 차이 자체라기보다, 국민과 장병에게 제공되는 급식이라는 공공성이 높은 영역에서 위생이나 원산지 문제가 제기된 업체에 대한 행정기관의 검증과 계약관리, 제재 여부 판단이 어느 정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군급식에 전념한다’는 해석도 사실과 추정을 구분해야

사조푸디스트가 사조그룹 편입 이후 실적 확대를 위해 군급식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 역시 사실관계와 경영전략에 대한 추정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사조푸디스트가 2024년 사조그룹에 편입된 것은 사실이고 이후 신규 사업과 브랜드 확대 등에 나선 것도 확인되지만, 이를 근거로 회사가 원산지 문제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군급식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단정하려면 군급식 사업이 회사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른 사업 부문의 성장률, 신규 수주 규모 등 구체적인 경영자료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실제 사조푸디스트의 최근 실적 개선에는 군급식 외에도 산재병원과 관공서, 대학, 과학관 등 다양한 신규 사업 수주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회사의 성장 전략을 특정 사업 하나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별도의 근거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군급식 시장에서 발을 빼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표현은 객관적인 재무자료에 근거해 입증된 사실이라기보다 회사의 사업구조에 대한 추론에 가까운 만큼, 기사에서는 사실과 분석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인해야 할 것은 ‘입찰 참여’가 아니라 제재 절차의 실체

사조푸디스트가 올해 군급식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를 두고 공공조달 제도의 허점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현재 회사의 법적 지위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확인해야 할 핵심은 해군이 제기한 사건이 단순 고소 단계인지,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됐는지, 실제 기소까지 이뤄졌는지, 법원에서 어떤 죄명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지, 해당 사건에서 법인이 피고인인지 임직원이 피고인인지, 원산지 허위표시와 관련해 행정처분이 내려졌는지, 해군 또는 계약기관이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재 절차를 개시했는지, 그리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정확히 어떤 처분과 어떤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내려진 것인지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소당한 업체가 군급식 입찰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도적 특혜나 행정기관의 방치를 단정하는 것은 법률상 서로 다른 단계의 절차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해석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관계기관 역시 단순히 ‘현재 형사재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여부에 대한 모든 행정적 검토가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 제도는 형사사법 절차와 별개로 존재하고 있으며, 실제 제재 가능 여부는 확보된 증거와 법령상 요건, 행정기관의 권한 및 적법절차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조푸디스트 논란은 ‘원산지 표시 문제가 있었는데도 군급식 입찰에 참여했다’는 단편적인 사실에서 끝낼 문제가 아니라, 형사수사와 행정제재가 어떤 기준으로 연계되고 분리되는지, 계약 해지와 가처분은 어떤 법적 효과를 갖는지, 그리고 공공급식과 같이 공익성이 높은 사업에서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어느 시점에서 계약상대자의 자격과 신뢰성을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돼 있는지를 따져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조푸디스트 측은 현재 군급식 입찰 참여 자격에 문제가 없으며 관련 사안에 대해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가려져야 할 것은 회사가 현재 군급식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느냐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현재까지 확인된 원산지 관련 사실관계가 법률상 어떤 수준으로 확정됐고 이에 따라 관계기관이 어떤 행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느냐는 문제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업체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영업활동을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강력한 행정수단인 만큼, 의혹만으로 사업자를 배제해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행정기관이 형사재판의 장기화만을 이유로 사실관계 확인과 제재 여부 검토를 사실상 중단해서도 안 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와 ‘혐의가 제기됐으니 즉시 입찰을 막아야 한다’는 두 극단 사이에서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이뉴스

박미소 기자

miso@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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