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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배당·자사주 공시 강화…소액주주 보호 실효성 주목

김유진 기자
기사입력 : 2026-11-06 10:41
상장기업의 배당과 자사주 소각, 이사회 운영 등에 대한 공시 기준이 강화된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 기준을 개정하면서 집중투표제 회피를 위한 이사 수·임기 변경과 유상증자 과정의 주주보호 조치까지 공개하도록 했다. 그동안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던 주주환원 정책과 소액주주 보호 수준을 투자자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상장회사의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확대된 가운데 10월 말 기준 제출 대상 기업은 826곳이다. 개정된 기준은 2027년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상장회사의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확대된 가운데 10월 말 기준 제출 대상 기업은 826곳이다. 개정된 기준은 2027년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상장회사의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확대된 가운데 10월 말 기준 제출 대상 기업은 826곳이다. 개정된 기준은 2027년 제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공

이번 개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집중투표제 관련 공시다. 지난해 9월 개정 상법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집중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소수주주가 이사회 구성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다.

그러나 일부 기업이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집중투표제 적용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개정 가이드라인은 집중투표제 실시 여부뿐 아니라 이사 인원이나 임기에 변경이 있을 경우 그 사유와 집중투표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기재하도록 했다. 이사회 구성 변경이 단순한 경영상 판단인지,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인지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상증자와 중복상장 과정에서의 주주보호 관련 공시도 구체화된다. 기업이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우 제3자 배정 여부와 증자 규모, 할인율, 자금 사용 목적, 지배주주의 신주 취득 여부 등을 공개해야 한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증자를 결정했고 소액주주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경우에도 주주보호 조치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들과 소통한 내용을 기재하도록 했다.

배당 관련 정보 공개 시점도 주요 개정 사항이다.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6주 전까지 해야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배당 관련 정보를 주주총회가 임박한 시점에 공개해 왔다. 배당금액이나 결산배당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주주제안 기한이 지나면서 주주들이 배당정책에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결산배당 여부와 배당금액 등 주요 정보를 주주총회 6주 전까지 공개했는지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해당 시점까지 공개하지 못했다면 투자자들이 기업별 정보 제공 시점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자기주식 취득·소각·보유 현황도 기존 당해 연도에서 최근 3년으로 공시 범위를 확대한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실제 소각했는지, 장기간 보유하거나 처분했는지를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주총회 전 사업보고서 제공 시점도 다뤄졌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약 1주일 전에 사업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사업보고서 제출일자를 기재하고 주주총회 2주 전까지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했다. 향후 기업들의 이행 상황을 살펴 주주총회 2주 전 사업보고서 제출 여부를 핵심지표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기업지배구조 공시 확대는 최근 상법 개정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강화되고 집중투표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이사회 운영과 주주권 보호 체계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증자와 중복상장, 자사주 처분 등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소액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서 상법 개정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주주권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현재 상법상 주주제안 가능 안건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인 만큼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기업의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주주들이 실제로 경영 의사결정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뉴스

김유진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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