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이후 인공수정체 탈구, 공막고정술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차재봉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6-01-26 10:08
[Hinews 하이뉴스] 백내장 수술 이후 시력이 다시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있다. 수술 직후에는 문제가 없던 눈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 저하나 복시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인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수정체 탈구다. 수정체 탈구는 외상이나 특정 안구 질환으로 수정체를 지지하는 구조가 약해졌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백내장 수술 후 합병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수정체 탈구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동일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탈구의 원인과 양상, 지지 구조의 손상 정도, 환자의 전반적인 안구 상태에 따라 경과 관찰이나 다른 방식의 교정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정체를 지지하는 구조의 손상이 크거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위치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공막고정술이 필요하다.
공막고정술은 수정체 탈구 이후 인공수정체를 눈 속에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수술이다. 인공수정체를 공막에 고정하는 방식에 따라 봉합사를 사용하는 방법과, 봉합사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무봉합 공막고정술로 나뉜다. 두 방식은 고정 원리와 수술 접근에 차이가 있으며,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차재봉 하이안과 원장(안과 전문의)
무봉합 공막고정술은 봉합 과정을 줄이거나 생략함으로써 수술 과정이 비교적 단순해질 수 있고, 봉합사로 인한 염증이나 이완과 같은 장기적인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봉합사의 도움 없이 인공수정체를 정확한 위치에 고정해야 하므로, 수술자의 정밀한 판단과 숙련된 술기가 요구되며 일정 수준의 러닝커브가 필요한 수술로 알려져 있다.
무봉합 공막고정술은 고정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접근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인공수정체를 공막에 고정할 때 실을 보조적으로 사용한 뒤, 실의 끝부분을 레이저로 처리해 고정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수술 중 인공수정체의 위치를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고정이 요구되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 일부 경우에서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선택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봉합사를 사용하지 않고 인공수정체의 지지부를 공막에 위치시킨 뒤, 해당 부위를 레이저로 처리해 직접 고정하는 방식이다. 인공수정체 자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활용하는 수술법으로, 주로 쓰리피스(three-piece) 구조의 인공수정체에 적용된다. 수술 시간은 비교적 짧을 수 있으나, 안정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충분한 숙련도가 요구된다.
수정체 탈구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술기나 방식 자체가 아니라, 해당 환자에게 어떤 고정 방식이 가장 안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무봉합 공막고정술 역시 하나의 기법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라, 수정체 탈구의 양상, 공막 상태, 적용 가능한 인공수정체의 구조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공막고정술은 수정체 탈구를 단순히 ‘해결’하는 수술이라기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인 선택에 가깝다. 따라서 수술 방법의 선택은 수술 자체보다, 그 판단의 맥락과 기준이 더 중요하다. 무봉합 공막고정술은 적절한 적응증과 신중한 판단 아래 적용될 때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