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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율 압박..."지금 팔면 2억 아끼고, 버티면 6억 낸다"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2-04 10:16
[Hinews 하이뉴스] 서울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A씨는 최근 급하게 매물을 내놨다. 시세보다 8천만 원을 낮춘 가격이었다. 팔 이유는 단순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2013년 9억 원에 매입한 아파트를 올해 19억 원에 팔 계획이었다. 양도차익은 10억 원. 중과가 적용되지 않으면 세금은 3억 원대 중반이지만, 다주택자 중과세율이 적용되면 세금은 5억 원을 넘는다.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그는 “지금 팔지 않으면 2억 원 이상을 세금으로 더 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이유로 정반대의 선택을 한 사람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 주택 세 채를 보유한 B씨는 최근 매각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10년 넘게 보유한 주택 한 채를 팔면 양도차익이 9억 원가량 발생하지만, 중과세를 적용하면 세금만 6억 원 가까이 나온다. B씨는 “이 정도면 팔아서 남는 게 없다”며 “차라리 보유하거나 증여를 고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9일로 종료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서울 일부 지역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9일로 종료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서울 일부 지역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양도소득세는 주택 매각으로 발생한 차익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기본세율은 6%에서 45%까지이며,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추가된다.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의 경우 일반세율에 더해 중과세율이 적용돼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이로 인해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환수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처럼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세금 때문에 파는 사람과, 세금 때문에 안 파는 사람이 동시에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나오지만, 전체 거래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이른바 ‘잠김 현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 같은 매물 잠김 현상에 대해 정책 일정 변경 없이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부로 종료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 등 시장 상황도 함께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세 부담을 이유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행정적 보완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기획재정부는 “유예 종료 이전인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잔금 납부와 등기 이전에 일정 기간의 유예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 중 기존 규제 지역은 3개월, 신규 조정지역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매각에 나서거나, 반대로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상황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양도세 중과 자체를 다시 유예하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정책은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미 예고된 세제 일정은 그대로 이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도 회의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예정된 일정에 따라 추진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매물 잠김 현상이 단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은 세제 완화가 아닌 공급 정책과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지원을 통해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세제 정상화 기조는 유지하되, 시장의 급격한 경직을 막기 위한 보완책은 계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뉴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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