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네트워크마케팅이 들어온 지도 어느덧 35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이 산업은 분명 성장했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상처도 남겼다. 솔직히 말해 ‘희망’보다는 ‘불신’이 더 많이 쌓였다고 보는 것이 맞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 산업을 여전히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이 어쩌면 낡은 주제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제 와서 무슨 네트워크마케팅이냐”는 반응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말하려는 건 기존에 반복되던 비판이 아니다. 이 산업이 안고 있는,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구조 자체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구조 자체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자 중심 방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이 방식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산업 전체가 함께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자 방식’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업 설명회, 세미나, 센터 운영, 스폰서와 파트너 관계, 전국 조직 확장, 이른바 ‘쇼 더 플랜(STP)’까지. 네트워크마케팅을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방식이다. 결국 좋은 제품을 앞세워 ‘사업자’를 모집하고, 그 사업자가 또 다른 사업자를 끌어오는 구조다.
문제는 이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실을 보자.
국내에는 120여 개의 합법적인 네트워크마케팅 회사가 존재하고, 상위 기업만 해도 이미 수백만 명의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 그 와중에도 새로운 회사들이 계속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결국 기존 회사의 사업자를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이건 성장이라기보다 ‘이동’에 가깝다.
누군가가 늘면, 다른 누군가는 줄어든다.
제로섬 구조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본다. 설령 ‘최고의 제품’을 가진 회사가 새로 등장한다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는 제품만으로 판을 뒤집기 어렵다. 결국 같은 경쟁 구조 안에서 싸울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문제는 더 근본적이다. 이 구조는 태생적으로 ‘끝’을 안고 있다. 네트워크마케팅은 사람이 계속 늘어나야 유지되는 구조다. 만약 조직이 일정한 속도로 계속 확장된다고 가정하면, 어느 순간은 반드시 온다. 더 이상 새로 들어올 사람이 없는 시점이다. 그 순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마지막에 들어온 사람부터 수익 구조가 깨지고, 탈퇴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흐름은 위로 올라간다. 결국 전체 조직이 흔들린다.
이건 과장된 가정이 아니다. 이미 여러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구조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여전히 비전과 가능성만 강조한다. 필자는 지금의 네트워크마케팅 시장이 마치 빙하를 향해 가고 있는 배처럼 보인다. 안에서는 여전히 화려한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구조 자체에서 이미 신호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 무엇이 이 구조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을까.
다음 글에서 그 부분을 짚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