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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트워크마케팅, 이대로 공멸할 것인가?

네트워크마케팅, 진정 ‘사업’이 맞는가?

하현석 현) 올윈코리아 대표
기사입력 : 2026-04-05 12:51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대한민국의 네트워크마케팅은 이제 끝났다고 단언했다.

정확히 말하면,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산업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필자가 말한 것은 ‘사업자 방식의 네트워크마케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그 근거는 두 가지다.
한국 네트워크마케팅, 이대로 공멸할 것인가?

첫째, 시장이 이미 초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120여 개의 네트워크마케팅 회사와 수백만 명의 사업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성공을 목표로 경쟁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새롭게 유입될 사업자 시장이 사실상 남아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가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점점 제한된다. 결국 타사 사업자를 빼오는 방식 외에는 눈에 띄는 성장 경로가 남지 않게 된다. 시장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그것은 이미 정상적인 성장 시장이 아니라 한계에 도달한 시장이라고 보아야 한다.

둘째, 네트워크마케팅 구조 자체가 가진 인구수의 한계이다. 네트워크마케팅은 멤버십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를 전제로 성장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인구는 유한하다. 회원 수가 수십만 명 또는 수백만 명 선에서 멈춰버리는 순간, 그 다음부터는 성장보다 정체와 붕괴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이상 외연 확장이 어려워지면 결국 타사 사업자를 빼오는 방식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산업 전체를 병들게 만드는 매우 위험한 방식이다.

대한민국에서 이 두 가지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회사는 사실상 단 한 곳도 없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대한민국 네트워크마케팅 산업이 서서히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질문해야 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가? 어쩌다 대한민국 네트워크마케팅은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필자는 그 근본 원인이 네트워크마케팅을 ‘사업’ 또는 ‘부업’으로 전개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마케팅을 본래의 소비 기반 구조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소개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네트워크마케팅이 ‘사업’이 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사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결국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돈을 빨리, 많이, 쉽게 버는 것이다. 네트워크마케팅에서 이것이 목적이자 목표가 되는 순간, 사업자들의 행동 방식도 그 목표를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첫째, 제품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빨리 팔아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다. 원래 네트워크마케팅은 소비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매월 한 번 정도 꾸준히 구매하는 구조라면 충분하다. 즉, 과도한 소비를 전제로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사업자 중심 구조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돈을 빨리 많이 벌기 위해 등장한 대표적인 방식이 바로 이른바 ‘팩팔이’다. ‘팩팔이’란 1년치, 2년치, 혹은 몇 개월치 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구조에서는 제품을 많이 파는 사람이 능력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본래의 건강한 소비를 무너뜨리고, 무리한 구매를 유도하며, 결국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

둘째, 사람 수가 곧 돈이 되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리크루팅’ 중심의 문화가 형성된다. 네트워크마케팅에서 사람 수가 수익과 직결되기 시작하면, 더 많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 곧 능력이 된다. 그 결과 사람을 소개하고 모집하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다. 더 나아가 타사 사업자들까지 빼오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또 능력자로 평가받는다. 결국 사업자 중심 네트워크마케팅은 ‘제품 판매 경쟁’과 ‘사람 뺏기 경쟁’이라는 두 축으로 굴러가게 된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산업을 병들게 한다는 데 있다.

팩팔이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 리크루팅 경쟁은 다른 회사와 다른 사업자에게 피해를 준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반복될수록 네트워크마케팅 산업 전체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더 깊어진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네트워크마케팅의 민낯이다.

물론 최근에는 일부 사업자들 스스로, 혹은 일부 회사들이 이러한 과열 경쟁과 제살 깎아 먹기식 구조를 지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다 건강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네트워크마케팅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많은 회사와 사업자들이 기존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누군가만 계속 공격적으로 팩팔이와 리크루팅 경쟁을 이어간다면, 나머지 회사와 사업자들은 그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결국 ‘사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물어야 한다. 왜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했는가?
도대체 네트워크마케팅이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굳어지게 된 출발점은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칼럼에서 이어가고자 한다.

하이뉴스

하현석 현) 올윈코리아 대표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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