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밥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잠시 나아진 듯하다가 이내 다시 불편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미 만성 소화기 질환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화기 질환을 앓는 환자 대부분은 별것 아닌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해 나아졌다 악화되기를 되풀이하다가 결국 만성화된다.
소화기가 약해지면 잘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음식을 섭취해도 영양분으로 만들어내는 양이 줄어들면서 체내 진액이 마르기 시작한다. 이렇게 마른 진액과 몸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노폐물이 뭉쳐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담'이다.
담은 한곳에 머물기도 하고 전신을 순환하기도 하는데, 어느 한 조직에 쌓여 덩어리를 이루면 이를 '담적'이라 부른다. 담적이 형성되면 그 조직이 굳고 단단해지면서 주변 기관과 조직의 활성도가 떨어져 증상이 점점 악화되고 심화된다.
김영근 위맑음한의원 원장
많은 이들이 담적을 만성 소화기 질환의 원인으로 여기지만, 담적은 원인이 아니라 중간산물이다. 그래서 중간산물인 담적만 없앤다고 만성화된 소화기 질환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해법은 떨어진 소화기능을 되살려 정상화하는 것이다. 소화기능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혈액순환'이다. 모든 기관과 조직은 혈액순환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우리 몸은 심장의 영향을 모두 받는데, 그중에서도 입에서 항문까지 하나로 이어진 소화기관이 기능적으로 혈액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두 번째로 주목하는 기관은 간이다. 간은 몸에서 무언가를 내려보내는 힘, 하기(下氣)시키는 기운을 관장한다. 이 힘이 있어야 소화기에서 음식이 제때 내려가고 역류가 생기지 않으며, 호흡기에서도 깊은 들숨이 잘 쉬어진다.
심장과 간을 소화기 체계를 이루는 기본 기관으로 본다. 소화기관 전체와 심장, 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이는 체계가 바로잡히고 유지돼야만 연동연하 운동을 일으키고 키울 수 있다.
결국 혈액순환을 강화해 심장과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맑게 만드는 것이 만성 소화기 질환 관리의 핵심이다. 혈액순환이 개선되면 소화기능 회복과 더불어 담, 담음, 담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담이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보며, 이러한 관점에서 혈액순환을 기반으로 한 치료가 여러 증상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 혈액순환을 기본으로 한 치료를 진행하면 소화기뿐 아니라 다른 기관과 조직의 기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목하는 기관은 심장이다. 심장은 다른 기관과 달리 육체와 정신 양쪽에 관여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육체적으로는 혈액순환을 일으켜 소화기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정신적으로는 감정을 다스리는 중심에 있는 기운인 심기(心氣)를 다스린다.
심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타고난 성격과 상관없이 심기가 연약해진다. 심기가 약해지면 기후 변화나 대인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나는 원래 예민한 사람'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소화기관이 긴장·위축되면서 신경학적 증상이나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화기 질환과 담적이 발생하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기반으로 심장, 간, 위, 장을 함께 치료하고, 개인차에 따라 세밀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