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진료실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면 어렵게 꺼내는 말씀이 있다. "여러 병원을 다녀봤는데, 잇몸뼈가 없어서 임플란트는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할 때 표정에는 오랜 체념이 배어 있다. 씹는 즐거움을 포기한 채, 불편함을 그저 나이 탓으로 받아들이고 지내온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고령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치아를 잃고 임플란트를 원하는 시니어도 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치과를 찾았다가 "뼈가 부족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아를 오래 잃고 지냈거나, 잇몸병(치주질환)을 앓았거나, 나이가 들면서 잇몸뼈가 얇아진 경우 임플란트를 심을 자리가 부족할 수 있다. 임플란트는 잇몸뼈에 인공 치아 뿌리를 심는 치료이기 때문에 뼈가 튼튼해야 자리를 잘 잡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잇몸뼈가 부족하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임플란트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김기섭 안양 한다엠치과의원 대표원장
뼈가 부족하다면 부족한 뼈를 보충하는 방법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뼈가 없으니 안 된다"에서 멈출 것인가, "부족한 뼈를 어떻게 되살려갈 것인가"를 고민할 것인가에 따라 진료의 방향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환자 본인의 혈액을 활용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흔히 CGF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내 피에서 뽑아낸 성장인자'다. 환자의 혈액을 소량 채취한 뒤, 그 안에서 회복을 돕는 성분을 모아 뼈가 부족한 자리에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내 몸에서 나온 성분을 활용하는 만큼, 골이식 효과와 상처 회복,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더 잘 어우러지도록 돕는 디지털 장비를 함께 활용하거나, 필요한 경우 뼈를 만드는 방식을 상황에 맞게 조합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골이 부족한 경우에도 치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과정을 밟아갈 수 있다.
물론 모든 경우에 무조건 시술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환자마다 잇몸뼈의 상태가 다르고 전신 건강 상태도 다르며, 치아를 잃은 원인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정확한 진단이다. 정직하고 정확한 진단이야말로 시니어 환자를 위한 기본이다. 싸고 빠른 것을 앞세우기보다,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 가능한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결국 오래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별 검증을 거치고, 시술 이후 사후 관리까지 함께 살피는 것도 이런 이유다.
임플란트는 단순히 치아 하나를 채우는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다시 맛있게 먹고, 가족·손주와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을 되찾고, 편하게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일상의 기쁨을 되찾는 일이다. 잘 씹는 것은 영양 섭취와도 직결되어 시니어의 전반적인 건강과도 연결된다.
다른 병원에서 "안 된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그것이 마지막 결론이 아닐 수 있다. 포기하기 전에 한 번 더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잇몸뼈가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씹는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