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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8개월에 단어 하나도 못 하면 언어 발달 지연 의심해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7-28 16:07
[Hinews 하이뉴스] '언어 발달 지연'이란 같은 나이의 또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능력이 의미 있게 뒤처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아이들은 발달 속도가 저마다 달라 단순히 옆집 아이보다 말이 조금 늦다고 바로 언어 지연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다만 표준화된 검사에서 하위 10퍼센타일 이하로 떨어지거나 발달 이정표에서 일정 범위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언어 발달 지연으로 본다.

 표준화된 검사에서 하위 10퍼센타일 이하로 떨어지거나 발달 이정표에서 일정 범위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언어 발달 지연으로 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표준화된 검사에서 하위 10퍼센타일 이하로 떨어지거나 발달 이정표에서 일정 범위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언어 발달 지연으로 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원인은 세 가지

채민지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언어는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수용 언어와, 직접 만들어 표현하는 표현 언어로 나뉜다. 언어 발달 지연은 수용 언어나 표현 언어 중 하나만 느릴 수도, 둘 다 늦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신경발달학적 원인으로 선천적인 원인이다. 뇌의 발달 과정 자체와 관련된 경우로, 단순 언어 지연도 있지만 사회성이나 인지발달 저하가 동반되는 때도 있다. 두 번째는 청각적인 원인이다. 선천적으로 청력에 문제가 있거나 반복적으로 중이염을 앓았을 경우 잘 들리지 않아 말을 배우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언어 지연이 의심될 때 청력 검사도 권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상호작용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미디어 노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 월령별 발달 단계와 경고 신호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뤄진다. 생후 9~12개월 사이에는 이름을 부르면 반응을 보이고 간단한 지시를 알아듣기 시작한다. 돌 무렵 첫 단어 발화가 진행되며, 생후 18개월경에는 평균 20~50개 단어를 구사한다. 두 돌이 되면 "물 줘", "엄마 가" 같은 두 단어 조합을 만들고, 36개월이 되면 세 단어 이상으로 문장을 만든다.

월령별 경고 신호는 12개월에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손가락으로 포인팅하는 게 전혀 없는 경우, 18개월에 단어를 단 하나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 24개월에 표현 단어 수가 50개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36개월에 짧은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기준에 해당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평가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 영유아 건강검진 활용법

한국은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실제로 언어 지연이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검진 항목에 한국형 영유아 발달 선별검사라는 설문이 포함돼 있고, 이 안에 언어 발달 관련 문항들이 있다. 채민지 교수는 "이 설문을 형식적으로 서둘러 체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실제로 진단이 늦게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며 "'아마 할 수 있을 것 같다'가 아니라 '실제로 본 적 있다'를 기준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화 평가 권고 소견이 나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바로 전문가에게 진료를 보고 필요시 세부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병원에서의 평가와 치료 과정

병원에서 많이 쓰는 검사로는 영유아 언어 발달 검사인 SELSI, 취학 전 아동 대상 PRES, 학령기 아이들 대상 LSSC 등이 있다. 이런 검사로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 점수를 또래 평균과 비교해 발달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수치화하며, 필요한 경우 인지 발달 검사나 자폐 스펙트럼 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어치료사가 정밀 평가를 통해 수용 언어, 표현 언어, 조음, 화용 언어 등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지 분석한다. 발화가 전혀 없는 아이는 이해하는 어휘를 늘려가고 언어 모방을 통해 한 음절씩 발화하도록 유도하며, 단어 발화는 가능하나 문장 형성이 안 되는 경우라면 단어 조합을 만들어가는 연습을 한다.

채민지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lt;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gt;
채민지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사진=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기는 영향

언어 발달에는 민감기가 있다. 만 2세에서 5세 사이는 뇌의 신경 가소성이 활발한 시기라서 이 시기에 적절한 언어 자극과 치료적 개입이 들어가면 효과가 훨씬 크고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언어 지연은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향후 학습 전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사회성과 또래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채민지 교수는 "부모님들께서 너무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다그치거나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걱정보다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한마디라도 더 기다려 주고 반응해 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되는 신호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 보길 권한다"며 "빠른 발견과 적절한 개입이 추후 치료 효과나 경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뉴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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