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JTBC의 채무불이행과 회생절차 신청 이후 회사채 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관련 채권을 편입한 금융회사들의 투자 판단 과정과 위험 관리 체계가 새로운 검증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내부통제 문제를 전면에 꺼내 들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본지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JTBC 채권 투자와 관련한 운용 과정뿐 아니라 최근 진행한 내부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내부 감사 과정에서 확인한 일부 사안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자진 신고하고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특정 채권 투자에서 손실 가능성이 발생했다는 문제를 넘어, 금융회사가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체계와 내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JTBC의 채무불이행과 회생절차 신청 이후 회사채 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관련 채권을 편입한 금융회사들의 투자 판단 과정과 위험 관리 체계가 새로운 검증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내부통제 문제를 전면에 꺼내 들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JTBC 회생절차에 커지는 채권 투자 책임론
JTBC는 유동성 악화로 채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해당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과 함께, 회사채 발행 및 판매 과정 전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채권 투자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이뤄지는 투자가 아니다. 발행사의 재무 상태와 현금 흐름, 상환 가능성,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험을 판단하는 과정이 필수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해당 채권을 편입한 운용사들이 매입 당시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렸는지, 내부 심사 절차는 적절했는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본지는 2일 JTBC 채권 약 115억 원 편입 여부와 투자일임 고객 자금 운용 과정, 위험 관리 체계 등에 대해 타이거대체투자운용에 질의했다.
회사 측은 "JTBC 채권 투자 자체와 별개로 내부 점검 과정에서 내부통제와 관련한 주요 문제를 확인했고, 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2년간 500건 이상 법인인감 사용”…타이거가 제기한 내부통제 의혹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제기한 핵심 문제는 내부통제 체계였다. 회사 측은 김용훈 대표 취임 이후 실시한 내부 점검 과정에서 정용일 전 상무와 관련한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정 전 상무가 적법한 내부 승인 절차 없이 경영전략본부장과 투자부문 실장을 겸직했고, 자본시장법상 정보교류차단 의무와 이해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이사의 적법한 승인 절차 없이 법인인감이 500건 이상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난 6월 해당 임원을 징계 해임했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에서 법인인감과 결재 권한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통제 장치다. 따라서 회사 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개인의 일탈 문제를 넘어 장기간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회사 측 자체 점검 결과와 신고 내용이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 위반 여부는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COO 직책 둘러싼 논란…“대표 권한 사실상 제한” 주장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한 배경으로 대주주 측의 경영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공식 직제에 없는 COO 직책이 만들어졌고, 해당 인사가 대표이사의 권한 행사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주주 보고라인에 있던 COO가 대표이사의 법인인감 관리에 관여하면서 대표 결재권이 사실상 제한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문제로 평가된다. 금융회사는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이사회 사이에 견제와 책임 구조가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융당국이 들여다볼 부분도 여기에 있다. 실제 COO 운영 과정이 적법했는지, 권한 부여 과정은 적절했는지, 대표이사의 의사결정 권한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는지가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용훈 대표이사의 해임 추진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금융감독원 자진 신고 이후 대주주 측이 김 대표 해임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보복성 조치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김 대표가 대주주 및 관련 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확인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금융감독원 신고를 진행한 이후 해임 절차가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주주 측이 신청한 김 대표 해임 및 정용일 전 상무 대표 선임 관련 임시주주총회는 법원의 소집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임 추진 배경과 관련해서는 현재 회사 측 주장만 나온 상태다. 실제 해임 사유가 무엇인지, 대주주 측이 어떤 판단으로 주주총회를 추진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115억 채권보다 중요한 질문…“투자 결정 과정은 정상적이었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실 JTBC 채권 손실 규모만이 아니다. 금융회사가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쳤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투자일임 자금이 포함됐다면 ▲채권 매입 당시 신용 분석 ▲내부 투자 심사 절차 ▲고객 위험 고지 ▲특정 자산 집중 여부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된다. 만약 투자 당시 합리적인 분석과 내부 절차를 거쳤다면 결과적으로 발생한 손실은 시장 위험으로 볼 여지가 있다. 반대로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위험 관리 과정이 부실했다면 문제는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금융회사 내부통제 책임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특정 투자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위험을 얼마나 인식하고 관리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투자 판단과 내부통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고객 보호라는 하나의 기준에서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 역시 JTBC 채권의 손실 여부를 넘어 운용사의 의사결정 구조와 내부 관리 체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