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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2000억달러 대미 투자 공개…알래스카 LNG·원전 8기 포함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10-01 11:21
[Hinews 하이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는 현재 확정된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이며,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은 상업성과 투자 조건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는 현재 확정된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이며,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은 상업성과 투자 조건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과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는 현재 확정된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이며,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은 상업성과 투자 조건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최대 20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6GW 규모 발전시설과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번 투자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며 미국의 에너지 공급망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제시한 사업별 투자 규모도 공개됐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에 최대 1200억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220억달러 이상,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건설 후보 지역으로는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이 거론됐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약 800마일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 LNG 수출 터미널로 운송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다만 미국 정부의 발표와 한국 정부의 사업 확정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는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총사업비 223억달러 규모의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확정했다.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와 현지 기업들의 참여 등을 고려해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업이다.

반면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는 아직 최종 투자 결정이 내려진 사업이 아니다. 원전은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한다는 기본적인 프레임워크가 마련됐지만, 개별 원전의 부지와 공사비, 사업 구조 및 수익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알래스카 LNG는 더욱 초기 단계다. 양국이 사업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실제 투자는 사업 구조와 비용, 수익성 등을 따져 상업적 타당성이 확인될 경우에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측은 500억달러 이상의 투자 규모를 제시했지만, 한국 정부가 해당 금액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번 대미 전략투자는 지난해 한미 양국이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투자 패키지의 일부다. 한국은 조선업 협력에 1500억달러를 투입하고 에너지 등을 포함한 전략투자에 2000억달러를 배정하기로 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전략투자의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간 달러 조달액을 200억달러 이내로 제한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문제는 대규모 투자가 미국의 통상 압박과 사실상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대미 투자 협상 관련 백브리핑에서 투자 프로젝트 합의문에 관세율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무역법 301조 등 추가 조치가 발생하더라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와 관세 문제가 별개의 사안으로만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투자를 철회할 수 있어야 하지만, 투자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미국이 관세 인상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미 투자 자체의 수익성뿐 아니라 향후 미국의 통상 조치와의 연계 가능성까지 고려해 사업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국민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별 위험을 통제할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프로젝트 투자금의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한미 간 수익 배분 비율을 5대5로 유지하고, 사업성이 악화될 경우 사업계획과 예산을 다시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도 이 같은 사업성 검토의 대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데다 천연가스 가격과 수송비, 건설비 등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어 그동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무적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로이터 역시 사업비와 비용 초과 가능성, 경쟁 LNG 공급원 등을 알래스카 LNG 사업의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결국 이번 발표의 핵심은 미국이 한국의 2000억달러 전략투자 계획을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까지 포함한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로 공개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실제로 확정한 사업과 미국 측이 발표한 사업 범위에는 아직 간극이 남아 있다.

향후 관건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규모 투자를 실제 사업성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다. 정부가 강조하는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대미 투자와 관세 문제의 연계로 인해 사업을 중단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통상 리스크도 함께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뉴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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