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이용자 6.9% 증가…입원형 104곳·가정형 40곳 운영 요양병원형은 전국 6곳에 그쳐…전문인력 확보와 지역별 서비스 확대 과제
김유진 기자
기사입력 : 2026-11-06 11:20
말기 환자와 가족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심리적·사회적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용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전국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194곳에 머물고 있으며, 가정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요양병원형 서비스 제공기관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호스피스센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지난 5일 발표한 '2025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호스피스 신규 이용 환자는 2만6020명으로 전년 2만4318명보다 1702명(6.9%) 증가했다. 2023년 2만2394명에서 2024년 2만4318명, 2025년 2만6020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말기 환자와 가족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심리적·사회적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용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전국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194곳에 머물고 있으며, 가정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기관과 요양병원형 서비스 제공기관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연합뉴스 제
환자 이용이 늘어난 가운데 서비스 제공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 194곳으로 집계됐다. 2024년 188곳에서 6곳 증가한 규모다. 유형별로는 입원형이 104곳으로 가장 많았고 자문형 44곳, 가정형 40곳, 요양병원형 6곳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서비스를 받는 형태가 전체 기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서비스 유형에 따라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돌봄 방식도 달라진다. 입원형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의료진과 간호인력의 돌봄을 받는 방식이며 가정형은 의료진이 환자의 집을 방문해 통증 관리와 상담 등을 제공한다. 자문형은 일반 병동에 입원한 말기 환자에게 호스피스 전문팀이 상담과 증상 관리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요양병원형은 기존 요양병원 환경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가정형과 요양병원형 서비스는 향후 확충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익숙한 생활공간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형 서비스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제공기관은 40곳에 불과했다. 요양병원형 역시 6곳에 그쳐 요양병원에 입원한 말기 환자들이 전문적인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정부도 가정형 호스피스 확대를 위한 수가 개선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1일부터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가정 방문 진료와 임종 돌봄, 전화상담 등에 대한 보상을 강화했다. 현재 가정형 호스피스는 전국 40개 의료기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약 2000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
호스피스에 대한 국민 인식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83.2%가 호스피스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호스피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9.9%, 향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93.1%였다. 실제 전문기관 이용 만족도는 94.7%로 전년 94.3%보다 높아졌다. 호스피스를 단순히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아니라 통증과 심리적 어려움을 줄이고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돌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서비스 이용 수요에 맞춰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호스피스는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심리상담 인력 등이 함께 환자와 가족을 돌보는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 환자의 통증과 신체 증상뿐 아니라 가족 간 갈등, 경제적 문제, 심리적 불안 등 다양한 상황을 함께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진료와 다른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의료진이 관련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호스피스 제공인력 실무교육을 확대하고 전문기관 간 대기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호스피스 전문기관 사이에 환자 대기 정보를 연계해 특정 기관에 대기자가 집중되는 상황을 줄이고, 대기 종료 결과 등을 분석해 향후 서비스 확대 정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요양병원에 특화된 호스피스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 과제에 포함됐다.
조현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스피스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전문인력 확보 역시 중요하다. 말기 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배우기 위해 의대 교육 커리큘럼이나 수련과정에서도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별도의 전문 수련과정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의’나 ‘세부전문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