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계 인사로서는 첫 단독 면담을 가진 가운데, SK그룹은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총 7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및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민간 투자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으며, 정부와 대기업 간 AI 협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AI의 ‘수요자’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정부 발주를 통한 공공 AI 앱 시장 창출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도 AI 활용에 있어 적극적인 수요자가 되겠다”고 화답하며, 민관 협력의 새 전환점을 마련했다.

SK는 AWS와 함께 오는 2029년까지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1GW 규모의 글로벌 AI 연산 허브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곳은 단순한 서버 팜을 넘어 대규모 AI 학습과 추론 처리를 위한 첨단 고성능 연산 클러스터로 설계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계열사는 SK하이닉스로, 고성능·고효율 AI 반도체를 공급하고 데이터센터의 연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AI 허브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3E), 인메모리 컴퓨팅(PIM), 그리고 자사 설계 기반의 AI 추론 전용 칩(AIE: AI Inference Engine)을 공급하고 있다.

하이닉스 HBM3E(기존 HBM 대비 대역폭을 30% 이상 향상시킨 차세대 메모리. 고속 연산을 요하는 AI 학습에서 병목 해소 역할), PIM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이 가능하도록 하여,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 및 속도를 혁신적으로 향상), AIE칩 (SK하이닉스가 독자 설계한 경량 고속 AI 추론 칩셋, 저지연 실시간 처리에 특화. 엣지 AI, 로보틱스에도 응용 가능)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PIM 기술은 국내 반도체 기업 중 가장 선도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울산 데이터센터는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친환경 AI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면담은 정부가 직접 AI 수요자가 되겠다는 첫 공개 약속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이 제안한 ‘AI 정부화’ 모델은 각 부처가 AI 앱을 자체 발주하고,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자생적 민관 생태계를 조성하는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은 “울산이 제조업 기반 AI 특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며, 향후 AI 특구 지정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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