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높은 온도와 습도,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로 일상의 리듬이 흐트러지기 쉬운 여름철, 평소보다 유독 심해지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더위 탓이라 여기고 넘기기 쉬운 증상이지만, 이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인 ‘자율신경실조증’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두통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뇌신경과 전문 진료와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인체의 무의식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기에서 자율이라는 단어의 의미 때문에 자율적으로 작동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적으로 작동해 자율신경이 아니라 본인이 의식적으로 즉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서 자율신경이라 불린다. 즉 자율신경은 자동으로 작동하는게 아니라 뇌의 여러부위의 조절을 받습니다(예를 들면 대뇌피질, 변연계,시상하부, 뇌간, 척수신경).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며, 체온조절, 심장박동, 소화, 혈압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자극에 따라 이들 신경이 적절히 작동해야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이 가능하지만, 이 균형이 무너지면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두통, 피로감, 불면증, 두근거림, 소화불량, 손발 저림, 식은땀, 불안감 등이 있으며, 특히 어지럼증과 두통은 가장 흔하게 호소되는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기상 직후 혹은 장시간 앉았다가 일어날 때, 무더운 야외에 있다 실내로 들어올 때 등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문제는 자율신경실조증의 증상이 신경과적 질환, 순환계 질환, 정신과적 질환과 혼재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 진단하거나 방치할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밀진단 없이 증상만을 듣고 오진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자율신경실조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신경과에서의 다각적인 검사와 평가가 필요하다. 자율신경계기능검사(ANS test)와 적외선체열검사(DITI)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불균형 상태 및 정도를 알 수 이다.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중추는 뇌신경이므로 뇌신경의 이상유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우선 비디오안진검사(VNG)와 뇌혈류 초음파 검사는 중추신경계 이상 유무와 혈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뇌파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도 함께 시행하여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의 이상유무를 알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의 치료는 검사를 통한 원인 규명과 더불어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가 기본이며, 필요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인지행동요법,도수 재활치료 등이 함께 진행될 수 있다. 또한 과로나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무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생활 등 자율신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줄이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어지럼증과 두통이 반복되거나 평소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자율신경계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단순히 증상 완화에 그치는 접근보다는 뇌신경과적 정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비수술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재발 방지와 회복에 효과적이다.

무더위 속에서 찾아오는 어지럼증과 두통을 그저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비교적 흔하지만 정밀 검진 없이는 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기에, 증상이 반복될 경우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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