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올해 독감 유행은 지난해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졌다. 11월 초 기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50.7명으로 최근 10년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7~18세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서 환자 발생이 급증하며, 학교와 가정 내 전파 위험도 높아졌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학급 단위로 확진자가 발생해 격리와 예방 조치가 시행됐다.
독감 바이러스는 여러 아형이 존재해 한 번 걸렸다고 해도 면역이 모든 유형을 방어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전에 독감에 걸렸더라도 백신 접종을 통해 추가 감염과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유행이 시작됐지만, 지금 접종해도 고위험군의 중증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접종 시기와 효과, 늦어도 의미 있어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린다. 우리나라 독감 유행은 12월~1월 1차, 3~4월 2차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11월 말이나 12월 초 접종도 충분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의 핵심 목적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뿐 아니라, 고위험군에서 폐렴, 입원, 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있다.
윤지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유행이 시작됐다고 해서 접종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니며,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12월 초까지는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고위험군은 빠른 접종이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접종 필수, 개인 위생과 관리도 중요
독감 고위험군에는 65세 이상 고령층, 심장·폐질환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임산부, 영유아, 면역저하자, 의료기관 및 요양시설 종사자가 포함된다. 윤 교수는 “고위험군에서 독감에 걸리면 폐렴이나 호흡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중 고위험군이 있다면, 예방접종과 개인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독감 백신은 A형 2종(H1N1, H3N2)과 B형 빅토리아 계열을 포함한 3가 백신이다. 기존 4가 백신에 포함됐던 B형 야마가타 계열은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검출되지 않아 제외됐다. 3가와 4가 백신 모두 예방효과와 안전성은 유사하며,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최적화돼 있다.
윤지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통계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경우 독감 백신으로 발병 예방률이 70~90%에 달하며, 65세 이상 고령자는 발병 예방 40%, 입원 예방 50~60%, 사망 예방 80%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유행이 빨리 시작됐지만, 3~4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아직 접종하지 않은 고위험군은 지체 없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 교수는 “백신 접종과 함께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람이 많은 곳 피하기 등 개인 위생 관리가 병행될 때 독감 감염과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본인과 주변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이라도 접종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