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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측, ‘김희영에 1000억’ 주장 정면 반박…“실제 공동생활비는 20억, 50배 넘게 부풀려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09-15 16:40
[Hinews 하이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기한 이른바 ‘김희영 이사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다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이 해당 발언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쟁점은 단순히 거액의 돈이 오갔느냐가 아니라, 서로 성격이 다른 금융거래를 모두 합산한 뒤 이를 특정인에 대한 지출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데 맞춰지고 있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이상원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에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실제 금융거래 내역과 재산분할 재판에서 소명된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김 이사와 함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은 당시 주장 시점 기준 약 20억원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금액은 단순한 추정치가 아니라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한 뒤 재산분할 재판부에 상세하게 소명된 금액이라는 게 최 회장 측 설명이다. 노 관장 측과 이상원 변호사 역시 해당 소명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언론에는 실제 공동생활비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1000억원 이상의 수치를 제시했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주장이다.

최 회장 측이 이번 항고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바로 이 ‘1000억원’이라는 숫자의 산출 방식이다. 최 회장 측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김 이사와 관련한 실제 생활비만을 집계한 것이 아니라 노 관장 본인과 세 자녀에게 지급된 돈, 공익 목적의 기부금과 재단 출연금, 최 회장 단독 명의로 보유한 주택과 미술품 등 사용처와 법률적 성격이 서로 다른 자산과 지출을 한꺼번에 합산해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특정 개인과의 생활에 실제 사용된 금액과는 다른 규모가 ‘김 이사에게 사용한 돈’으로 언론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실제 약 20억원으로 소명된 공동생활비가 1000억원을 넘는 금액으로 확대된 만큼 단순한 계산상의 차이를 넘어 50배가 넘는 과장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반박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숫자 공방과는 다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금융거래 내역은 계좌에서 얼마가 빠져나갔는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돈이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특정인의 증여나 생활비에 해당하는지 등 그 성격을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성격의 지출을 하나의 묶음으로 계산한 뒤 이를 ‘김희영 이사에게 쓴 돈’이라고 표현할 경우 실제보다 훨씬 큰 규모의 사적 지출이 있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게 최 회장 측 논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기한 이른바 ‘김희영 이사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다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이 해당 발언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쟁점은 단순히 거액의 돈이 오갔느냐가 아니라, 서로 성격이 다른 금융거래를 모두 합산한 뒤 이를 특정인에 대한 지출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데 맞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기한 이른바 ‘김희영 이사에게 1000억원 이상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다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이 해당 발언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쟁점은 단순히 거액의 돈이 오갔느냐가 아니라, 서로 성격이 다른 금융거래를 모두 합산한 뒤 이를 특정인에 대한 지출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데 맞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4억원 국민은행 계좌까지 김희영 관련 지출로 계산됐나

최 회장 측이 대표적으로 제시한 사례 중 하나가 국민은행 계좌다.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기간 개설된 해당 계좌에서는 총 204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최 회장 측은 이 계좌가 애초 노 관장을 위해 개설된 계좌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출 내역 가운데 상당 부분 역시 노 관장 본인에게 지급된 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지출까지 김 이사와 관련된 금액으로 집계됐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반박이다.

최 회장 측은 이를 두고 “총 거래액과 특정인에 대한 실제 지출액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계좌에서 수백억원이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와 그 돈이 김 이사에게 지급됐다는 주장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노 관장 본인과 세 자녀를 위해 사용된 자금까지 김 이사 관련 지출로 분류했다면 1000억원이라는 총액 자체가 특정인을 위한 지출 규모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최 회장 측 입장이다.

결국 최 회장 측이 요구하는 것은 금융거래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거래의 실질적인 사용처를 다시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어떤 명목으로 출금됐는지, 누구에게 지급됐는지, 실제로 누가 그 자금을 사용했는지를 하나씩 분리해 봐야 전체 숫자가 갖는 의미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린이재단·사회복지공동모금회·티앤씨재단 출연금도 포함

공익 목적의 기부금과 재단 출연금이 1000억원 산정에 포함됐다는 주장도 최 회장 측이 중요한 문제로 제시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어린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티앤씨재단 등 여러 후원처에 전달된 자금까지 관련 지출로 합산됐다고 주장한다. 이들 자금은 긴급구호와 장학·교육·복지 등 공익사업에 사용되는 기부금이나 출연금으로, 특정 개인에게 귀속되는 사적 증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따라서 공익 목적의 출연금과 기부금까지 특정 개인에 대한 증여액과 동일한 범주로 계산한 뒤 이를 ‘김희영 이사에게 사용된 돈’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금의 성격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반박한다.

더욱이 언론에서 ‘1000억원’이라는 숫자만 강조될 경우 실제로는 재단과 공익사업에 들어간 자금까지 포함된 사실을 모른 채 최 회장이 김 이사 개인에게 1000억원 이상을 직접 제공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우려다.

즉, 최 회장 측은 1000억원이라는 총액 자체보다 그 숫자를 어떤 범주의 돈으로 설명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주택·미술품까지 합산…“재판에서는 공동재산, 언론에서는 김희영 자산?”

최 회장 측은 주택과 미술품 등 최 회장 단독 명의 자산이 1000억원 산정에 포함됐다는 점도 문제로 들고 있다.

최 회장 명의로 돼 있는 주택과 미술품은 노 관장과의 재산분할 재판에서 재산적 가치와 공동재산 여부가 함께 다뤄진 자산이라는 것이 최 회장 측 설명이다.

이를 두고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의 주장이 재판과 언론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재산분할 재판에서는 해당 자산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에서는 같은 자산을 김 이사에게 넘어간 재산 또는 김 이사와 관련된 지출처럼 설명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재산분할 재판에서 어떤 자산이 공동재산으로 평가되는 문제와 제3자에게 증여됐는지 여부는 법률적으로 별개의 쟁점이다. 그러나 같은 자산이 어떤 맥락에서는 부부 공동재산으로, 다른 맥락에서는 특정 제3자에게 제공된 자산처럼 표현된다면 그 자산의 실제 취득 경위와 소유관계, 사용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반론이다.

“재판자료와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확인하고도 1000억원을 제시”

최 회장 측은 금액 산정 문제뿐 아니라 해당 정보가 언론에 전달된 과정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상원 변호사는 노 관장 측의 재산분할 사건을 대리하면서 관련 금융거래 내역과 재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실제 재판부에 제출된 소명자료와 거래내역을 통해 자금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최 회장 측 주장이다.

그럼에도 실제 공동생활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1000억원 이상의 수치를 언론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제시했다면, 결과적으로 진행 중인 재판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게 최 회장 측의 문제의식이다.

특히 가사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금융자료에는 개인의 재산관계와 금융거래 정보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만큼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 측은 결국 이번 논란을 ‘누가 더 많은 돈을 썼느냐’는 감정적인 논쟁보다는 금융자료가 어떤 기준으로 분류됐고, 그 결과가 어떤 표현으로 대중에게 전달됐는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검찰 불기소…최태원 측 “1000억원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처분 아니다”

이번 항고에서 또 하나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는 문제다.

최 회장 측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원 변호사의 발언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최 회장 측은 이를 두고 불기소 처분 자체가 ‘김희영 이사에게 실제로 1000억원 이상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하거나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즉,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과 해당 발언의 구체적인 금액 산정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제시된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객관적으로 사실이라는 판단까지 내려진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설명이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항고하고 다시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항고 과정에서는 1000억원이라는 수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거래를 합산해 만들어졌는지, 그 안에 노 관장과 자녀에게 지급된 금액이 얼마인지, 공익 목적의 기부금과 출연금이 어떤 방식으로 포함됐는지, 최 회장 명의의 자산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등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9440억원 재산분할 판결과 ‘1000억원’ 논란은 별개의 문제

이번 공방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장기간 이어진 재산분할 소송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법원이 최 회장에게 노 관장에게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도록 판단했다고 해서 그와 별개인 ‘김 이사에게 1000억원을 썼다’는 주장이 그대로 사실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 재판은 부부가 혼인기간 동안 형성한 재산의 범위와 기여도를 판단하는 절차인 반면, 이번 명예훼손 관련 분쟁은 특정 언론 인터뷰에서 제시된 금액이 어떤 근거로 산출됐고 그 표현이 사실관계에 부합했는지를 둘러싼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소송에서 금융거래 내역이 이미 상당 부분 확인되고 소명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거래자료에서 자금의 실제 사용처가 구분돼 있는데도 이를 다시 하나의 총액으로 합산해 특정 개인에게 사용한 돈으로 표현했다면, 대중에게 전달되는 정보와 실제 금융거래의 성격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항고의 핵심은 1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있다.

최 회장 측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금액에는 노 관장과 세 자녀에 대한 지급액부터 공익 목적의 기부금과 재단 출연금, 최 회장 명의의 부동산 및 미술품 등 서로 성격이 다른 항목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이런 항목을 모두 묶어 김 이사에 대한 지출액으로 설명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항고 절차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그 숫자를 구성하는 각각의 거래가 실제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어떤 법률적 성격으로 지출됐는지다.

최 회장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실제 공동생활비로 소명된 금액은 약 20억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1000억원이라는 수치가 실제보다 50배 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항고 절차에서는 이 같은 금액 산정 방식과 금융자료의 구체적인 분류 기준, 그리고 이를 언론에 전달한 과정이 어떻게 판단될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뉴스

오하은 기자

haeun@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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