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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조기교정, ‘예쁜 얼굴형’과 ‘건강한 성장’을 결정하는 골든타임 [문홍범 원장 칼럼]

지종현 기자
기사입력 : 2025-12-01 10:00
[Hinews 하이뉴스] 성인이 돼서야 치아교정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다. 치아가 가지런히 보이지 않아 미용적인 이유로 교정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고 턱관절 불편이나 기능적 문제 때문에 뒤늦게 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교정학계에서는 “교정은 늦게 시작할수록 어려워지고, 일찍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와 안정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조기교정(Early Orthodontic Treatment)’은 단순히 치열을 고르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얼굴형 자체를 건강하고 조화롭게 성장시키는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성장기 아이의 턱뼈는 성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변화 가능성이 크다. 이 시기에는 치아 배열뿐 아니라 턱뼈의 성장 방향, 위·아래턱의 균형, 얼굴 비율까지 함께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성장이 종료된 성인에게는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선 발치나 수술이 필요해질 수 있다. 성장기 교정은 단순한 ‘치아 미용’이 아니라 “아이의 평생 얼굴형과 기능을 결정하는 치료”다. 실제로 조기교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주요 효과는 예쁜 얼굴형 형성, 영구치 공간 확보, 턱관절 및 저작기능 개선, 호흡 및 발음 개선의 효과가 크다. 이는 해외교정학회 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미국교정학회(AAO)는 만 7세 전후 첫 교정 상담을 권고하며, 문제를 빨리 발견할수록 더 단순하고 비침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문홍범 스마일블로썸치과의원 원장
문홍범 스마일블로썸치과의원 원장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부모가 “중학생쯤 되면 교정을 시작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골격 성장이 크게 진행된 시기에는 턱뼈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성장 조절’이 어렵다. 이때부터는 치아를 억지로 움직여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지고 불편감도 크다.

반면 혼합치열기(유치와 영구치가 공존하는 시기)에 시작하는 조기교정은 아이의 자연 성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율이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반대교합(주걱턱 징후)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한 장치로 성장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중학생 이후 발견하면 수술을 포함한 복합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발음 문제, 입으로 숨 쉬는 습관, 턱 비대칭 등은 방치될수록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조기 진단’이 곧 ‘최선의 예방’이 된다.

교정전문 치과에서 “만 7세 첫 검진”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아이가 이 나이에 교정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성장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구호흡·수면장애, 비대칭, 부정교합의 조기 발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정 시작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어린 시기 진단을 통해 교정 필요 여부, 적합한 시기, 예상 치료 기간 등을 체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현재 소아·청소년의 국가건강검진에는 기본적인 구강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지만 턱뼈 성장 분석이나 교합 평가 등 체계적인 교정 검진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정학계와 소아치과계에서는 조기교정 진단의 제도화가 필요성에 대해 다음 세가지를 지적한다. 첫 번째는 조기 발견 우선의 공중보건 가치실현이다. 부정교합은 발음, 저작, 두개·안면 성장 등 아이 전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조기 발견 시 치료 기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두 번째는 격차 해소이다. 가정 환경에 따라 교정 상담 접근성이 달라지는 현실에서, 국가 검진에 조기교정 평가가 포함되면 모든 아이가 동등한 기회를 갖게 된다. 세 번째는 조기 개입의 의학적 필요성 증가이다. 구호흡·저작 불균형·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한 거북목·구강 기능 저하 등 현대 아이들이 겪는 문제가 늘어나면서 안면성장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단순 치아 검진을 넘어, 턱·얼굴 성장까지 살핀 ‘성장·발달 중심의 치과 검진’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장기 교정은 단순히 ‘교정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얼굴형, 기능, 자신감, 정서 발달까지 결정하는 종합적인 성장 관리다. 성인이 된 뒤 교정하려면 힘과 비용이 더 많이 들고, 턱뼈 조절이 어려워 원하는 얼굴형을 얻기 쉽지 않다. 반면 어린이 조기교정은 비수술·비발치로도 더 큰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치료 시기다.

아이에게 조기교정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인생의 첫 건강 투자, 나아가 평생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선물이다. 성장이라는 한 번뿐인 기회를 지키기 위해, 부모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때다.

(글 : 문홍범 스마일블로썸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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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현 기자

neop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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