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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보통’도 안전지대 아냐... '전립선암' 위험↑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1 09:41
[Hinews 하이뉴스] 국내 미세먼지 예보 기준에서 흔히 ‘보통’으로 분류돼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의 PM10(미세먼지)이 사실상 전립선암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는 미세먼지가 호흡기 외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존 연구 흐름에 이어, 남성 생식기 암과의 연관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는 박용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단국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대규모로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인 ‘보통이면 괜찮다’는 인식이 실제 건강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 노출도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 노출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 노출도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 노출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2만 명 10년 분석... 초미세먼지 낮아도 위험 증가


연구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20,4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10~2012년까지 3년간 측정된 대기 중 PM10 농도에 참여자들이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를 파악하고, 이후 2015~2020년까지 약 6년간 전립선암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대상자 중 4,071명(19.9%)이 추적 기간 중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 연구팀은 한국 평균 미세먼지 농도인 47μg/m³를 기준으로 노출 수준을 나누어 분석했는데, 그 결과 미세먼지 노출량이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주목할 점은 초미세먼지(PM2.5)가 낮게 유지된 환경에서도 PM10의 중간 수준 노출이 발병 위험을 좌우했다는 사실이다. 즉 초미세먼지만 관리해서는 전립선암 위험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먼지에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생활 습관 따라 위험도 달라져... 걷기·체중 관리 중요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걷기 빈도, 비만, 흡연, 음주 등 생활 습관 요인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생활 습관이 좋지 않을수록 미세먼지의 악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주일에 한 번도 걷지 않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약 1.2배 높았다. 비만한 경우는 위험도가 1.8배 증가해 체중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됐다. 흡연, 음주, 고혈압 등도 발병률 증가와 유의한 관계가 있었다.

(왼쪽부터)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박지환 단국대 교수, 노미정 단국대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왼쪽부터)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박지환 단국대 교수, 노미정 단국대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박용현 교수는 “대기 오염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렵지만,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전립선암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적정 체중 유지가 특히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남성암 4위... 정기검진과 환경 관리 필요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발생률 4위로, 50세 이상에서 위험이 커진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우며, 진행되면 배뇨 이상·혈뇨·정액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치료 시 5년 생존율은 99%로 높지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되면 치료가 복잡해진다. 대한비뇨의학회는 50세 이상 남성, 가족력이 있으면 40~45세부터 매년 검진을 권고한다.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 위험 요인을 기존의 ‘유전·비만·흡연·식습관’에서 ‘미세먼지’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공중보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하이뉴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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