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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실조증 치료없이 방치되면, 극심한 소화불량인 담적병으로 이어질 수도 [주성완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12 11:19
[Hinews 하이뉴스] 현대인의 일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그 속도에 맞추기 위해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친다. 충분히 쉬지 못한 채 스트레스가 쌓이면 소화불량, 속쓰림, 만성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원 검사에서는 종종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오래 지속될 때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자율신경 기능이상과 담적병이다.

검사로는 특별한 이상이 나오지 않아도, 몸은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자율신경 기능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과거에는 이를 ‘자율신경실조증’이라 불렀지만, 최근에는 보다 정확한 개념을 반영해 ‘자율신경 기능이상’이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이는 스트레스, 과로,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누적되면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포괄한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피로, 소화불량, 두근거림, 답답함, 불면 등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주성완 해아림한의원 강남서초점 원장
주성완 해아림한의원 강남서초점 원장
자율신경은 호흡, 심장 박동, 소화, 체온, 생식활동 등 몸의 자동 기능을 조절한다. 교감신경은 악셀 역할을 하며 에너지를 생산하고 신체를 흥분 상태로 만들며,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고 체온을 올려 땀을 내게 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며 몸을 안정시키고 소화 효소를 분비하며 노폐물 처리와 휴식을 돕는다. 두 신경은 마치 음과 양처럼 균형을 이루며 몸에서 시소처럼 작용하는데, 이 균형이 깨진 상태가 바로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스트레스, 과도한 커피·술·담배, 수면 부족 등으로 쉽게 발생한다. 특히 교감신경 우위 상태가 장기화되면 몸은 늘 긴장 상태에 놓이고, 두뇌의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자율신경 기능이상을 관리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카페인·알코올·담배를 피하며, 수면의 질을 높이는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자율신경 기능이상은 전신에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교감신경 항진으로 나타나는 증상에는 다한증, 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안면홍조, 과호흡, 기립성 저혈압, 생리통, 수족냉증 등이 있다. 만성 설사, 부종, 빈뇨, 성기능 저하 등도 나타날 수 있으며,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과 증상이 겹칠 수 있어 장기화 시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율신경 기능이상이 오래 지속되면, 단순 소화불량을 넘어 담적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담적병은 위장 운동이 저하돼 음식물이 장에 오래 머물며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 찌꺼기와 노폐물을 ‘담적(痰積)’이라고 부른다. 담적이 쌓이면 위장의 탄력과 운동성이 떨어지고, 소화 과정 전체가 느려지며 음식물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속이 막힌 듯 답답하거나 역류, 잦은 트림, 메스꺼움, 구토가 반복된다. 원인은 만성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과식, 늦은 시간 식사 등 오랜 생활 패턴에 있다. 자율신경 기능이 흔들리면 위장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담적이 계속 쌓이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 기능 이상을 단순 신경 문제로 보지 않고, 두뇌 조절 능력의 불균형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치료도 두뇌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한약 처방으로 신경계의 과민 반응을 안정시키고, 호흡·수면·순환·배설·소화·영양 대사 등 기초 생리 기능을 정상화하면 자율신경 기능 이상은 비교적 빠르게 안정된다.

담적병은 한약과 침 치료, 운동 치료를 통해 소화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방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증상을 오래 참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만성 두통, 불면증, 공황장애, 만성 소화장애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글 : 주성완 해아림한의원 강남서초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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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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