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1000억 안전투자 약속했는데 또 사고…허영인 SPC 회장 국감 증인대 오르나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09-21 17:15
[Hinews 하이뉴스] 2026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증인 출석 여부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PC 계열사에서 노동자 사망과 중대 부상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5월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대형 화재와 손가락 절단사고가 잇따라 발생했고, 다른 계열사인 샤니 대구공장에서도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평택 SPL 공장 사망사고 이후 SPC가 3년간 1000억원을 안전경영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계열사 현장에서 사고가 계속되면서 안전투자의 실효성과 그룹 차원의 관리체계가 다시 국회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26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증인 출석 여부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PC 계열사에서 노동자 사망과 중대 부상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SPC의 산업재해 문제가 다시 주목받는 출발점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 10월 15일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졌다. 사고 당시 노동자는 소스 배합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현장 안전관리와 작업환경에 대한 비판이 확산됐고 SPC그룹에 대한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사고 일주일 뒤인 2022년 10월 21일 허영인 회장은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당시 SPC는 그룹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하고 3년 동안 총 1000억원을 안전경영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시설 확충과 설비 자동화에 700억원,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문화 형성에 200억원을 투입하고 사고가 발생한 SPL에는 100억원을 별도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외부 전문가와 현장 직원이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보건조치와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허 회장이 직접 안전관리 강화를 약속했지만 계열사 사고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2023년 8월에는 SPC 계열사 샤니 성남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반죽을 옮기는 작업 중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뒤 결국 숨졌다. 경찰은 기계 조작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위를 조사했고, 고용노동부는 샤니 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당시 사고는 단순한 현장 작업자의 실수 문제를 넘어 설비와 안전수칙 자체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공개된 사고 관련 자료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볼리프트에 안전센서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SPC가 마련한 안전작업 표준서에 안전센서 관련 내용이 있었음에도 실제 설비에 해당 장치가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구체적인 법적 책임은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SPC의 산업재해 문제는 결국 국회로 향했다.
2023년 환경노동위원회는 허영인 회장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당시에는 샤니 공장 사망사고 등 연이은 중대재해의 책임과 재발방지 대책을 확인하기 위한 증인 채택이었다. 허 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후 국회 환노위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허 회장은 같은 해 12월 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는 직접 출석했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2022년 SPL 사고 이후에도 2023년 샤니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과 함께 SPC의 장시간 교대근무, 작업환경, 안전관리 문제 등이 질의 대상이 됐다. 허 회장은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위험 작업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후에도 안전관리 강화 약속과 실제 현장 사이의 간극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2025년 5월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끼여 숨졌다. 사고 당시 노동자는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안쪽에서 작업하다 상반신이 끼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수사에 착수했고, SPC삼립은 시화생산센터 가동을 중단한 뒤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수사 과정에서 해당 설비의 윤활유 자동분사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확인됐다. 경찰은 SPC삼립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와 전자정보를 확보하고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이 사고는 2022년 1000억원 안전투자 약속 이후에도 SPC 계열사에서 사망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논란이 됐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이 SPC삼립의 주요 생산거점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설비관리와 유지보수 체계가 어느 수준으로 운영됐는지도 관심사가 됐다.
사망사고 이후 정부의 대응도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1월 SPC삼립에서 5월 사망사고에 이어 10월에도 생산직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60대 생산직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한 뒤 자택에서 숨졌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는 ‘사인 미상’으로 전해졌다. 노동부는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강도와 노동자 건강에 미친 영향을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같은 시기 국회에서도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가 다시 다뤄졌다.
2025년 국정감사에서 도세호 SPC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시화공장 사망사고와 안전관리 문제에 대해 답변했다. 도 대표는 해당 사고가 ‘인재’라는 취지의 의원 질의에 동의했고, 2022년 이후 안전투자에 1000억원을 집행했으며 추가로 624억원을 노후설비와 안전설비 개선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회에서는 안전관리자 인력과 직급, 노후설비, 안전경영위원회 운영 등이 함께 질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국감 이후에도 시화공장의 사고는 끝나지 않았다.
2026년 2월 3일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식빵 생산라인이 있는 생산동에서 발생한 불은 약 8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근로자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뿐 아니라 소방시설 설치와 관리 등 안전관리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다. 해당 공장은 불과 8개월여 전인 2025년 5월 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두 달여 뒤 같은 공장에서 또다시 중대 부상사고가 발생했다.
2026년 4월 10일 SPC삼립 시화공장 햄버거빵 생산라인에서 컨베이어 센서 점검 및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 과정에서 컨베이어가 갑자기 가동되면서 노동자들의 손이 말려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노동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접합수술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고에 대해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 안전 경영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엄중하게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사고 설비에 사용중지 조치를 내리고 관계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특히 시화공장에서는 2025년 5월 끼임 사망사고, 2026년 2월 대형 화재에 이어 불과 1년 사이 세 번째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화공장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손가락 절단사고 발생 두 달 뒤인 6월 10일에는 SPC 계열사 샤니 대구공장에서 베트남 이주 노동자가 빵 반죽 정렬 기계에 오른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사고자는 오른팔에 깊은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시화공장에서 노동자 2명이 손가락 절단사고를 당한 상태였다.
최근에는 산재 승인 건수에서도 증가세가 확인됐다는 자료가 나왔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토대로 한 2026년 7월 보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6월까지 SPC삼립과 SPL에서 승인된 사고 산업재해는 모두 8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25건, 2023년 22건, 2024년 10건, 2025년 11건, 2026년 6월 기준 14건이었다. 이는 SPC 전체 계열사의 모든 사고를 합산한 수치가 아니라 해당 두 계열사에 한정된 집계다.
안전투자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SPC는 2022년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안전시설 확충, 자동화, 작업환경 개선 등에 실제 투자가 이뤄졌다고 설명해왔다. 2025년 국감에서 도세호 대표 역시 2022년 이후 1000억원을 투자했고 추가로 624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반면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노후설비 교체 등을 안전투자 실적으로 포함하는 방식이 적절한지, 실제 현장의 위험을 줄이는 데 투자가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부분은 국감 과정에서도 확인이 필요한 쟁점이다.
특히 올해에는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체계에도 변화가 있었다.
SPC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아온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돼 상미당홀딩스가 설립됐고, 2026년 6월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부회장이 상미당홀딩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상미당홀딩스는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 삼립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참여하는 상미당협의체를 출범시키고 대외정책, 컴플라이언스, 안전경영, 상생 등을 분야별로 논의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회사는 계열사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국감에서 SPC의 안전관리 책임 구조를 따질 경우 함께 살펴볼 부분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그룹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 사이에서 안전관리 책임이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면, 지주회사 체제가 새롭게 정비된 만큼 그룹 차원의 안전경영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는지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영인 회장의 국회 출석 전력도 주목할 만하다.
허 회장은 2023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가 해외 출장으로 불출석했고, 이후 산업재해 청문회에는 직접 출석했다. 당시 국회는 2022년 SPL 사고 이후 2023년 샤니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허 회장에게 그룹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물었다.
이후 2025년 국감에서는 허 회장 대신 도세호 SPC 대표가 시화공장 사망사고 관련 증인으로 출석했다. 도 대표는 사고 책임과 안전투자, 안전관리 인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따라서 2026년 국감에서 허영인 회장이 다시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이전과는 다른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첫 번째는 2022년 대국민 사과 당시 약속한 1000억원 안전투자의 실제 집행 내역이다. 어디에 얼마가 투입됐고, 기존 설비교체 비용과 추가적인 안전투자를 어떻게 구분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안전투자 이후에도 사고가 이어진 이유다. 2023년 샤니 사망사고, 2025년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에 이어 2026년에는 같은 시화공장에서 화재와 손가락 절단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샤니 대구공장에서도 올해 끼임 중상사고가 발생했다.
세 번째는 그룹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다. 현재 계열사별 대표이사가 현장 경영을 담당하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안전정책과 계열사별 실행체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노동환경과 안전사고의 관계다.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2025년 사망사고 이후 노동부는 연속 야간노동과 교대제 개편, 노동강도 및 건강 영향을 별도로 진단하도록 SPC삼립에 요구했다. 단순히 기계의 방호장치만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작업시간과 인력 배치, 교대제까지 안전관리 범위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올해 국감에서 허영인 회장이 실제 증인으로 채택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2022년 대국민 사과와 1000억원 안전투자 약속, 2023년 산업재해 청문회 출석, 2025년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와 국감 증언, 2026년 같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손가락 절단사고까지 이어진 만큼 그룹 최고경영진의 안전관리 책임을 둘러싼 질의가 나올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안이다.
특히 올해는 시화공장이라는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 차례 사고 이후 설비를 점검하고 작업방식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발생한 화재와 절단사고까지 포함해 사업장 전체의 안전관리 체계가 어떻게 운영됐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노동부 역시 올해 4월 사고를 계기로 시화공장의 상황을 ‘총체적 안전 경영관리 위기’로 규정하고 관계자 입건과 현장 조사를 지시했다.
결국 2026년 국감에서 SPC가 다뤄진다면 핵심은 또다시 안전대책을 내놓는 데 있지 않다. 2022년 허영인 회장이 직접 약속한 1000억원의 안전투자가 실제 현장의 위험요인을 얼마나 줄였는지, 계열사별 안전관리 조직과 그룹 차원의 관리체계가 사고 예방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동일 사업장에서 사고가 반복된 뒤에도 기존 대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해 SPC의 안전 문제는 과거처럼 한 번의 사망사고를 놓고 책임을 묻는 수준을 넘어섰다. 같은 공장에서 사망사고와 화재, 절단사고가 연이어 발생했고 다른 계열사에서도 기계 끼임 사고가 이어졌다. 허영인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이 올해 국회 증언대에 다시 설지 여부와 함께, 실제 증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SPC의 안전관리 책임을 둘러싼 국회의 질의 범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