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김락균 연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염증 유발 유전자의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들은 염증 유전자 스위치인 ‘슈퍼-인핸서’를 표적화해 TNFα 발현을 억제,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염증 질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패혈증 같은 질환은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염증 단백질인 TNFα(종양괴사인자 알파)가 과잉 분비돼 증상을 악화시킨다. 현재는 TNFα 단백질을 직접 차단하는 항체 치료제가 사용되지만, 비용이 높고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좌측부터) 김락균 교수, 김수민, 조민정 박사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좌측부터) 김락균 교수, 김수민, 조민정 박사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슈퍼-인핸서와 그 전사산물인 eRNA에 주목했다. 특히, 면역세포 내 TNFα를 제어하는 핵심 슈퍼-인핸서 ‘TNF-9’를 찾아냈고, 이 부위에서 생성되는 eRNA를 억제하자 TNFα 발현과 염증 반응이 크게 줄었다.

이 효과는 쥐 실험뿐 아니라 류마티스 환자의 면역세포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환자 세포에서 TNF-9에 상응하는 ‘DHS44500’ 슈퍼-인핸서가 활성화돼 있었고, ASO(antisense oligonucleotide)를 활용해 해당 eRNA를 억제하자 TNFα 수치가 감소했다.

ASO는 특정 RNA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차세대 치료 기술로, 이번 연구는 슈퍼-인핸서 유래 eRNA를 직접 타깃해 염증만 선택적으로 조절한 첫 사례다. 기존 항체 치료제처럼 면역 전반을 억제하지 않아 감염 위험이 낮고, 정밀한 염증 제어가 가능하다.

멀티오믹스 분석을 통한 TNF-9 슈퍼-인핸서 발굴 및 치료 타겟 검증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멀티오믹스 분석을 통한 TNF-9 슈퍼-인핸서 발굴 및 치료 타겟 검증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김락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염증 질환을 보다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 치료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만성 염증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IF 14.3)』 최신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