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넘기면 위험한 항문 불편감, 조기 진단이 필요한 이유
실제로 성인의 절반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치질 증상’을 경험한다. 치질은 전체 인구의 약 5%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특히 항문은 신경이 밀집해 있어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은 염증이나 상처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항문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거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문외과를 찾는 주요 이유는 통증, 출혈, 가려움, 이물감, 배변 시 불편감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 치핵(치질)
가장 흔한 항문 질환으로 항문 내 혈관 조직이 늘어나거나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변비,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 임신 등으로 복압이 증가할 때 잘 발생한다. 내치핵은 출혈이 주요 증상이며 통증은 거의 없다. 외치핵의 경우 혈전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에는 온수 좌욕과 섬유질 섭취 등 보존적인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3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치열
딱딱한 변이 항문 내벽을 찢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배변 시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통증 때문에 배변을 피하게 되면서 변비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생기기 쉽다. 급성기에는 연고 치료와 온수 좌욕만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만성화된 경우에는 내괄약근 절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치루 및 항문주위농양
항문 내 세균 감염으로 고름이 차는 항문주위농양이 생긴다. 이 농양이 터지면 항문 안쪽과 바깥쪽이 연결된 통로가 형성되어 치루로 발전한다. 항문 주위에 통증과 부종, 발열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배농 후에도 고름이 반복적으로 분비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미룰 경우 괴사성 근막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항문 소양증
항문에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당뇨병·피부염·치핵 등 다양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세정, 땀과 습기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항문 부위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 시 항염제나 항진균제 연고 치료를 병행한다.
◇ 항문거근증후군
항문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발생하는 기능성 통증 질환이다.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지속되고 묵직한 통증이 허벅지나 엉덩이까지 퍼질 수 있다. 좌욕, 근이완제, 물리치료 등을 통해 대부분 호전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다만, 생소한 질환이라 오래 방치하는 경우가 많고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항문 질환은 ‘조기에 진단하면 낫는다’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항문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불편함 없는 일상을 회복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