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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균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이용 낮다”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8 11:08
[Hinews 하이뉴스] 국내 연구진이 다제내성균을 보유한 말기 암환자가 일반 환자보다 호스피스 이용률이 낮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임종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 유신혜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교수, 심진아 한림대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완화의료 상담을 받은 말기 암환자 6151명의 진료 기록과 건강보험 자료를 연계 분석했다.

연구팀은 완화의료 상담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6개월 동안 다제내성균을 보유한 환자와 비보유 환자를 비교해 호스피스 이용률, 상급종합병원 내 사망률, 중환자실 입실과 투석 등 침습적 연명치료 빈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8.5%인 523명이 다제내성균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비보유 환자에 비해 낮았다. 입원형 호스피스는 24.1%로 비보유 환자 37.8%보다 낮았고,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률도 2.7%로 비보유 환자 7.4%보다 낮았다.

다제내성균 보유 말기 암환자는 호스피스 이용률이 낮고, 상급종합병원 임종과 연명치료 비율이 높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다제내성균 보유 말기 암환자는 호스피스 이용률이 낮고, 상급종합병원 임종과 연명치료 비율이 높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반면, 상급종합병원에서 임종한 비율은 다제내성균 보유군이 46.1%로 비보유군 28.9%보다 높았다. 중환자실 입실, 투석 등 침습적 연명치료도 보유군에서 더 많았으며, 사망 전 6개월 간 의료비 부담 역시 증가했다.

다제내성균은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어려운 세균으로, 국내에서는 MRSA, VRE, CRE, MRPA, MRAB 등이 포함된다. 말기 암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 위험이 높고, 반복 입원과 항생제 처방 과정에서 다제내성균 집락 위험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강화된 감염관리 조치가 가족과의 상호작용 제한, 호스피스 전환 지연 등 생애말기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환자 중심의 감염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신혜 교수는 “다제내성균 보유 환자가 원하는 돌봄을 받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 부족 등 제약을 극복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생애말기 항생제 사용도 의료진, 환자, 가족이 함께 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교수, 유신혜 서울대병원 교수, 심진아 한림대 교수 (사진 제공=이화의료원)
(사진 왼쪽부터) 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교수, 유신혜 서울대병원 교수, 심진아 한림대 교수 (사진 제공=이화의료원)
김정한 교수는 “말기 환자의 돌봄 질은 ‘어디서 어떻게 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돌봄을 받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며 “전신적 항생제 사용은 신중히 결정하고, 손 씻기 등 기본 감염관리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하이뉴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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