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철이 되면 혈관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이 과정에서 혈전이 생성될 위험이 커지고 예고 없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대부분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2024~2025년 기준 한국 성인 4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지만 환자 10명 중 3명은 본인의 수치가 높은 줄도 모른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쌓이면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진행되고 이는 돌연사의 주원인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30% 낮추면 심장병 예방 효과도 30% 증가한다"며 "약물 치료 여부를 떠나 식단에서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고 칼로리 과잉을 막는 것이 혈관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식재료는 무엇일까.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 '혈관 청소부'로 불리는 천연 식재료 5가지를 소개한다.
◇ 혈관 속 때를 씻어내는 천연 식재료
약물 치료 여부를 떠나 식단에서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고 칼로리 과잉을 막는 것이 혈관 관리의 핵심이다. (이미지 디자인 =GDH AI Design Team)
① 귀리
귀리의 핵심 성분인 베타글루칸은 장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이 과정에서 간이 새로운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체내 콜레스테롤을 소모하게 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귀리 섭취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공된 시리얼보다는 압착 귀리나 귀리밥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3g 이상의 베타글루칸을 섭취하려면 귀리밥 약 2공기 분량이 필요하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당뇨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② 등푸른 생선
고등어와 연어에 풍부한 EPA 및 DHA는 간에서의 중성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혈전 생성을 막는다. 임상 연구에서 오메가-3 지방산 처방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중성지방 수치를 20~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2회 이상 섭취하되 기름에 튀기기보다 찜이나 구이로 조리해야 산패를 막을 수 있다. 오메가-3는 혈액을 묽게 하는 효과가 있어 큰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7일 전부터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③ 마늘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효소를 억제한다. 메타분석 연구 결과, 마늘 섭취군은 대조군 대비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10~12%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알리신은 마늘 조직이 파괴될 때 생성되므로 으깨거나 다져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루 2~4쪽을 생으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으면 된다. 단, 등푸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수술 전에는 섭취를 피해야 한다.
④ 견과류
호두와 아몬드 속 풍부한 식물성 불포화지방산과 피토스테롤은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경쟁적으로 저해한다. 하루 한 줌(약 30g) 섭취 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5% 감소하며 LDL 수치를 최대 13%까지 낮출 수 있다. 소금이나 설탕이 가미되지 않은 구운 견과류를 하루 한 줌 정도 간식으로 섭취하면 좋다. 다만 견과류는 칼로리가 매우 높고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⑤ 홍국
붉은 누룩곰팡이로 발효시킨 쌀인 홍국에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모나콜린 K가 함유돼 있다. 8주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이 15~25%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기능성 인증을 받은 홍국쌀을 백미에 섞어 밥을 짓거나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정량 섭취하면 된다. 다만 홍국은 스타틴 계열 약물과 기전이 같아 이미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인 환자가 중복 섭취할 경우 간 수치 상승 및 근육 병증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섭취해야 한다.
◇ 지방의 '양'이 아닌 '질'을 바꿔라
전문가들은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해서는 지방 섭취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같은 양의 지방이라도 소갈비 대신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를 선택하는 지방의 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오늘부터 식단을 바꿔야 한다. 흰 쌀밥 대신 귀리밥을 짓고 반찬으로는 주 2회 고등어 구이를 올려보자. 입이 심심할 땐 과자 대신 아몬드 한 줌을 먹되, 이미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다면 건강보조식품 섭취 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