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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수술을 바라보는 젊은 부부들의 달라진 시선 [윤지환 원장 칼럼]

송소라 기자
기사입력 : 2026-08-10 10:00
[Hinews 하이뉴스] 과거 피임은 주로 여성의 몫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경구 피임약 복용부터 자궁 내 피임 장치(루프) 시술에 이르기까지, 피임에 따른 신체적 부담과 부작용은 온전히 여성의 몫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피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하면서 부부 관계 내에서 피임의 주도권을 남성이 잡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완성된 자녀 계획에 맞춰 더 이상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하고자 정관수술을 고려하는 젊은 남성도 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이 주로 찾던 정관수술 상담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젊은 남성이나 부부가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젊은 부부들이 정관수술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큰 이유는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피임법이라는 신뢰 때문이다. 여성의 경구 피임약은 장기 복용 시 호르몬 불균형이나 체중 증가, 유방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자궁 내 장치 시술 역시 부정 출혈이나 통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이동 통로를 차단하는 시술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시술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한 딩크족의 증가와 계획 임신을 선호하는 가치관의 변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자녀를 더 이상 낳지 않기로 합의한 부부에게 있어 매번 콘돔을 사용하거나 주기법에 의존하는 피임은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영구적인 피임을 원하는 경우 정관수술이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될 수 있다.

윤지환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목동점 원장
윤지환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목동점 원장

정관수술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에는 발전된 의료 기술도 큰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음낭 피부를 절개하고 수술 후 봉합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흉터,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최근 보편화된 '무도(無刀) 정관수술'은 말 그대로 칼을 대지 않고 진행되는 시술법이다.

이는 피부를 절개하는 대신 특수 기구를 이용해 약 2~3mm 정도의 아주 작은 구멍을 내고, 이 구멍을 통해 정관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10분에서 15분 내외로 비교적 짧은 편이며, 통증과 출혈,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별도의 봉합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아 녹는 실을 사용하거나 자연스럽게 상처가 아무는 방식을 취한다. 이로 인해 수술 당일 곧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바쁜 직장인들도 주말이나 퇴근 길을 이용해 부담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정관수술을 받으면 남성 호르몬이 줄어들거나 성기능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와 불안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소문이다.

정관수술은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만을 차단할 뿐, 남성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신장이나 발기 기능을 담당하는 혈관 및 신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남성 호르몬은 정관이 아닌 고환의 간질 세포에서 생성되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돌기 때문이다. 또한 사정 시 배출되는 정액의 양에서도 정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 불과하다. 수술 후에도 정액의 양, 색상, 맛, 느낌 등은 수술 전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이상 임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그 즉시 피임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을 받더라도 이미 정관이나 정낭에 남아 있는 정자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 후 약 15~20회 이상은 콘돔 등 기존의 피임 도구를 사용하여 잔류 정자를 전부 배출해 내야 한다. 다시 정자 검사를 받고, 소변이나 정액 검사에서 무정자증 상태가 최종 확인될 때까지는 피임을 지속해야 한다.

이 검사 과정을 소홀히 하고 조기에 피임을 중단했다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므로 끝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당장의 생활 복귀는 가능하지만 수술 후 며칠 동안은 격렬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위는 피하고 며칠간 음주와 사우나를 자제하는 것도 빠른 회복을 돕는 기본 수칙이다.

(글 : 윤지환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목동점 원장)

하이뉴스

송소라 기자

sora@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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