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외활동 후 주의해야 할 사고, 예방과 처치법은
특히 추석이 포함된 9월부터 11월까지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다. 여기에 벌 쏘임, 뱀 물림, 예초기 사고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겹친다.
평소보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철저한 대비와 올바른 응급 대처법을 아는 것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는 지름길이다.

◇ 가장 주의해야 할 진드기 매개 감염병
추석이 포함된 가을철인 9~11월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특히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성묘나 벌초 후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며 약 10~12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오한,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항문,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위에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9월부터 11월 사이에 발생하므로 야외활동 후 1~2주 안에 발열이나 두통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패혈증이나 신부전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SFTS는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릴 만큼 치명적이다.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며 잠복기 5~14일 뒤 고열, 구토, 설사,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특효약이 없어 치사율이 약 20%에 달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긴팔, 긴바지, 장갑, 장화를 착용하고 풀밭에 앉거나 눕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활동 후에는 곧바로 샤워하고 옷은 깨끗이 세탁해야 한다. 이후 2주간은 몸에 딱지가 생기지 않았는지,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관찰하는 것이 안전하다.
◇ 벌 쏘임 사고,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
추석 성묘나 벌초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벌 쏘임이다. 특히 말벌처럼 독성이 강한 곤충은 한 번의 쏘임만으로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무엇보다 침을 올바르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으로 눌러 빼거나 핀셋으로 집어 올리는 방법은 독이 더 퍼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대신 신용카드처럼 얇은 플라스틱을 이용해 피부에 평행하게 밀어내듯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후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찜질을 15~20분간 반복하면 통증과 붓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온찜질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통증이나 국소 반응만 있을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호흡곤란, 어지럼증, 전신 두드러기 같은 과민성 쇼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평소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해독제나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뱀 물림 사고,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대처해야
추석 벌초나 성묘는 잡풀이나 돌무더기가 많은 야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뱀과 마주칠 위험도 있다. 특히 독사에 물리면 극심한 통증과 부종,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하고 올바른 대처가 필수다.
우선 환자를 안정시키고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뱀에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위치시키고 상처 부위에서 위쪽 5~10cm 지점을 끈이나 손수건으로 가볍게 묶어 독이 빠르게 퍼지는 것을 늦춘다. 단, 혈액순환을 완전히 차단해서는 안 된다. 입안에 상처가 없다면 물린 부위를 약간 절개해 독을 입으로 빨아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으나 세균 감염 위험이 있어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응급조치는 한계가 있으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지체 없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독사의 독은 예상보다 천천히 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의료기관에 도착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핵심이다.
◇ 예초기 및 베임 사고, 골든타임 6시간 내에 응급처치 방법은
추석 벌초 작업에 빠질 수 없는 도구가 바로 예초기다. 하지만 회전날이 빠르게 돌아가는 만큼 작은 부주의로도 베이거나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무엇보다 즉각적인 지혈과 감염 예방이 중요하다.
우선 흐르는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어 흙이나 이물질을 제거한 뒤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상처를 단단히 눌러 지혈한다. 이때 상처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 출혈량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절단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절단 부위를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헹군 뒤 멸균 거즈로 감싸고, 비닐봉투에 넣어 얼음물에 담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때 절단 부위가 얼음에 직접 닿지 않도록 비닐봉투와 용기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손가락이나 팔다리 절단의 골든타임은 6시간 이내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수지접합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주, 된장, 지혈제 분말 같은 민간요법은 조직 손상과 감염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성묘 후 음식, 식중독을 막으려면
추석 성묘나 벌초 후 가족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자리는 즐겁지만 부주의하면 식중독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가을철은 낮에는 덥고 밤에는 서늘해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음식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을 준비할 때는 반드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육류와 어패류는 75~85℃ 이상에서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조리 전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조리 도구는 뜨거운 물로 소독하는 것이 기본이다. 조리된 음식은 실온에서 4~5시간 이상 방치하지 말고 남은 음식은 즉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성묘 음식은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아이스박스에 넣어 10℃ 이하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음식을 나누기 전에는 손 씻기나 물티슈 사용 등으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는 세척 방법도 중요하다. 깨끗한 물에 5분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문질러 씻으면 잔류 농약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잎채소는 한 장씩 문질러 씻어야 하며 사과나 배처럼 껍질째 먹는 과일은 더욱 꼼꼼히 세척하는 것이 좋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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