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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허리도 굳는다..." 강직성척추염 조기 경고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0-31 09:00
[Hinews 하이뉴스] 허리가 뻣뻣하고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통증이 30분 이상 이어지고 움직이면 오히려 편해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척추가 서서히 굳어가는 강직성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 일 가능성이 있다.

이 질환은 척추와 엉치뼈 사이 관절에 만성 염증이 생겨 척추가 점점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남성에게 조금 더 흔하며, 20~4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한다. 특징적인 점은 움직일수록 통증이 줄고, 가만히 있으면 더 아파진다는 것이다. 이 특성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근육통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밤이나 아침 시간대에 허리나 골반 통증이 반복된다면 염증성 요통을 의심해야 한다”며 “초기 진단이 늦어질수록 척추의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침마다 뻣뻣하고 움직이면 풀리는 허리 통증, 강직성척추염 조기 진단과 운동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아침마다 뻣뻣하고 움직이면 풀리는 허리 통증, 강직성척추염 조기 진단과 운동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몸속 유전자가 불붙이는 염증


강직성척추염은 단순한 뼈나 관절의 문제가 아니다. 면역체계의 오작동이 핵심이다.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면서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이 뼈 조직으로 번지며 척추가 굳는다.

가장 잘 알려진 위험 인자는 HLA-B27 유전자다. 이 유전자가 양성이면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10~30배 높다. 하지만 유전만으로 병이 생기진 않는다. 환경적 자극이나 감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면역 반응을 촉발한다.

초기엔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가 점차 굳어지고, 결국 허리를 구부리거나 젖히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 X선상에서 척추가 하나의 긴 뼈처럼 보이는 이른바 ‘대나무 척추’로 변형된다.

김 교수는 “염증이 진행되면 척추뿐 아니라 어깨, 무릎, 갈비관절로도 번질 수 있다”며 “포도막염이나 장 염증, 피부 건선 같은 전신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약보다 중요한 건 ‘움직임’


강직성척추염의 치료는 약물로 염증을 억제하면서, 운동으로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하지만, 효과가 미미하면 생물학적 제제(TNF-α 억제제·IL-17 억제제) 가 투여된다. 이 약물들은 염증 반응을 직접 차단해 통증을 줄이고, 관절 손상을 늦춘다.

하지만 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김 교수는 “운동은 치료의 일부가 아니라 필수 요소”라며 “스트레칭,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척추의 강직을 늦춘다”고 말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가벼운 허리 스트레칭과 심호흡 운동은 척추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업무 중에도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조기 발견이 유연함을 지킨다

강직성척추염은 완치보다는 관리의 영역이다. 증상을 방치하면 척추의 강직이 위쪽으로 진행돼 결국 허리, 목, 가슴까지 굳는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해 꾸준히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통증보다 움직임이 먼저 줄어드는 병”이라며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건강한 척추를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하이뉴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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